[대가의 선택] 브렛 스탠리의 '극동유화'

브렛 스탠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내재가치 개념을 바탕으로 AIM 베이직 밸류 펀드를 운용했다. 그는 2~3년의 보유기간 동안 5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매입했다. 그리고 주가가 내재가치를 넘어서거나, 리스크가 기대수익률 대비 커지면 주식을 매도했다.

스탠리는 인기 있는 투자 스타일을 좇아 다니는 것을 최악의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투자가 현재 인기가 없는 스타일이더라도 좋은 패를 손에 쥐고 있기에 결국 성공하리라 믿었다.

극동유화, 브렛 스탠리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브렛 스탠리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를 넘고, 주가수익배수(PER)가 20배 미만인 회사를 선호했다. 또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양수(+)이면서 순이익보다 큰 회사를 투자 대상으로 고려했다.

극동유화는 브렛 스탠리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실적과 전일(18일) 종가 기준 PER은 9.8배로, 스탠리 기준인 '20배 미만'을 만족한다. ROE는 11.1%로 10%를 넘는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5억원으로 순이익(144억원)보다 많다. 순이익과 자본총계는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극동유화는 윤활유 제조사다. 공업용 윤활유와 의약품·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유동파라핀(White Oil)을 만든다. 또한, LPG 판매, 방수 시트 제조 및 판매, 아스팔트 판매 사업을 한다.

지난해 매출비중은 윤활유 58%(윤활유 47%, 유동파라핀 11%), LPG 31%, 방수용 시트 및 아스팔트 10%다. LPG는 매출비중이 전체의 거의 1/3에 이르지만, 단순 유통으로 마진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수익 기준 이익률은 윤활유 8.4%, LPG 2.7%다.

지난해 극동유화의 매출액은 2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17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은 55% 뛴 144억원이다. 매출액은 3년째 감소세를 지속한 반면, 수익성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증가로 돌아섰다.



원재료 부담이 낮아진 점이 수익성 개선에 주된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매출 대비 원재료 비중은 76.2%로 전년 대비 1.9%p 내리고, 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 대비 2.3%p 상승했다.



지난해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매출은 부진세를 지속했다. 극동유화 매출액은 지난 2012년 10년래 최대(3332억원)를 기록한 후 3년째 내리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2년 대비 23% 감소했다. 판매가 인하가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윤활유 판매가는 드럼당 22만4697원으로 2012년 대비 31% 내렸다.

다만 윤활유 판매량이 증가세를 나타낸 점은 눈길을 끈다. 지난해 윤활유 판매량은 56만8808 드럼으로 2012년과 전년 대비 각각 19%와 14% 늘었다.

극동유화는 내수 부진에 대응해 수출 확대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판매량은 내수가 16만3030 드럼으로 2012년 대비 8% 줄어든 반면 수출은 40만5778 드럼으로 2012년에 비해 35% 증가했다. 주요 제품에서 판매량이 개선이 이뤄진 만큼 향후 판매가 회복 여부가 극동유화 실적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동유화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다. 주당배당금은 대부분 500~700원을 기록하다 지난해 1000원으로 증액됐다. 지난해 배당금 기준 시가배당률은 2.45%로 국고채 3년물 시장금리(1.49%)에 비해 0.96%p 높다.



한편, 극동유화는 지난 1월 14일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공시했다. 이달 27일부터 신주권상장일 전일인 5월 15일까지 주식매매가 정지된다. 주식분할 목적은 유통주식수 확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