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터 슐로스의 화성산업

월터 슐로스(이하 슐로스)는 '저가주 사냥꾼'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자다. 좋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워렌 버핏과 달리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 100개 ~ 200개에 분산 투자했다.

슐로스는 45년간 연평균 1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원금을 721배 불린 놀라운 기록이다. 버핏은 슐로스에게 '특급 투자자(Super Investor)'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슐로스는 펀드를 운영하면서 탐방이나 최고경영자(CEO) 미팅을 하지 않았고,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했다.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을 사서 5년 내 2배가 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45년간 지켜 탁월한 성과를 얻었다.

'왜 버핏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버핏의 방법이 기대수익률이 더 높지만 버핏이 특별한 것이고, 자신은 그 길과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화성산업, 월터 슐로스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슐로스는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8배 미만이고,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시가총액의 30% 이상이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봤다. 또한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유동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재무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화성산업은 슐로스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재무상태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8배로 0.8배를 밑돌고, 순운전자본은 1468억원으로 시가총액(1668억원)의 88%에 해당한다. 유동비율은 234%로 200%를 초과하고, 부채비율은 66%로 100% 미만이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전일(7일) 종가 기준이다.

화성산업은 대구에 본사를 둔 건설사다. 지난해 매출비중은 건축 63%, 토목 16%, 분양 13%다. 지난해 화성산업의 실적은 매출액이 4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고, 영업이익이 62% 뛴 24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7% 증가한 24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92% 뛴 데 이어 증가세를 지속했다. 투자자산(매도가능금융자산, 관계기업) 관련 손실로 순이익 증가 폭은 작았다.



수주 증가와 자체분양의 매출 비중 확대가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이 회사 수주잔고는 2010년 5688억원을 저점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말 2조원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인 2007년(1.03조원)보다 96% 늘었다. 최근 분기 말 수주잔고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4800억원)의 4.2배에 해당한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체분양의 매출비중 확대도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자체분양 매출액은 지난 2013년 170억원에서 지난해 624억원으로 2년간 26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비중은 13%로 8.2%p 상승했다.



실적 증가는 여유자금 증가와 배당 확대로 이어졌다. 이 회사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지난 2012년 양수(+)로 전환한 후 지난해 말 937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분기 순현금자산은 전일 시가총액(1668억원)의 56%에 해당한다.

화성산업은 2012년 배당을 재개한 후 매년 배당금을 인상했다. 주당배당금은 2012년 100원에서 지난해 520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배당금과 전일 종가(1만3400원) 기준 배당수익률은 3.88%다. 전일 국고채 3년물 시장금리(1.47%)보다 2.41%p 높다.



미분양 물량 증가로 건설 경기에 대한 우려가 생긴 점은 투자자가 유의할 부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전국 주택 미분양 물량은 5.5만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선 10% 줄었지만, 2014년 말 대비 36% 늘었다.



지난해 실적과 전일 종가 기준 화성산업의 주가수익배수(PER)는 6.8배다. PBR는 0.58배,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