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한양이엔지, 외인 매수..'눈길'

외국인 투자자가 한양이엔지에 대해 매수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오후 2시 16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4.4% 오른 1만165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전일(2월 26일)까지 약 3개월간 이 회사 주식 약 31만5240주(지분 1.8%)를 순매수했다. 최근 1개월간(1.26~2.26) 순매수량은 6만7180여주(0.4%)다. 지난해 8월 말 이후 강한 매도세를 보이다, 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매매 행보에 변화의 조짐을 나타낸 가운데 한양이엔지의 실적 증가세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4분기 이 회사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고, 영업이익이 46% 증가한 42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86% 뛴 206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5470억원)과 영업이익(278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20%와 21% 증가하고, 순이익(440억원)이 142% 뛰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3년 연속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설비투자가 실적 증가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사업별 매출(별도 기준)은 반도체 공사가 1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41억원) 증가하고, 화학약품 중앙공급장치 881억원으로 20%(147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평택 신규라인 건설을 시작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1개 라인을 우선 짓는 등 총 25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양이엔지의 최근 실적 성장은 여유자금 증가와 배당금 증액으로 이어졌다. 이 회사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지난 2012년 양수(+)로 전환했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해 3분기 말 225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분기 순현금자산은 현재 시가총액의 약 11%에 해당한다.

한양이엔지는 최근 2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주당배당금(200원)과 현재 주가로 계산한 배당수익률은 1.72%다.



한양이엔지는 '엔지니어링 사업(연결 기준 매출비중 78%)'과 화학약품 중앙공급장치 사업(22%)을 한다. 엔지니어링 사업부는 클린룸의 특수 배관설비를 만든다. 이 설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제조 공정에서 화약약품과 가스를 공급·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한양이엔지는 국내 클린룸 배관설비 시장을 성도이엔지와 함께 과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약품 중앙공급장치는 반도체 공정 장비로 화학약품의 종류와 양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양이엔지는 경쟁사인 에스티아이와 함께 관련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편, 실적 증가에도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6월 이후 급락세를 나타냈다. 같은해 8월 말 이후 반등이 이뤄졌지만,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1만5800원, 2015년 6월 4일)에 비해 여전히 26% 내린 상태다.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낸 데다, 'D램 가격 하락'과 '중국의 반도체 사업 육성'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은 향후 5년간 3000억위안(약 54조85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3대 반도체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1월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칭화유니그룹의 공격적 투자를 중국정부의 반도체 산업 진흥책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