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풍산, 실적 부진에도 외국인 매수..배경은?

풍산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후 1시 7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5% 오른 2만595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 달들어 전일까지 풍산 주식 약 32만2020주(지분 1.1%)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이 달 초 6.6%에서 전일 7.7%로 높아졌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014년 10월 말 12.4%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해 5월 중순 5.8%로 낮아졌다. 이후 5.8%~7.4% 사이를 오가다 현재 7.7%로 올라섰다.



최근 외국인 매수는 풍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진행됐다. 구리 가격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실적 개선을 이루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판매량 측면에서 선방, 방산 사업의 꾸준함, 시가배당률이 시중금리를 웃도는 점은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풍산의 지난 4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7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고, 영업이익이 32% 감소한 25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은 20% 줄어든 122억원이다.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실적 감소세가 이어졌다. 구리 가격 약세가 판매가 인하와 재고자산평가손실 발생으로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구리 현물 가격은 17일(현지시각) 전일 대비 0.47% 내린 톤당 4562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와 지난해 1분기 평균에 비해 각각 6.7%와 21% 내린 상태다. 풍산의 수익성 확보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판매량 측면에서의 선방, 방산 사업의 꾸준한 매출 증가는 눈길을 끈다.

신동 사업부(산업용 구리)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합산) 19만3460톤을 기록했다. 최근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 2012년부터 20만톤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방산 사업부 매출액은 분기별 변동은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풍산은 4분기 잠정실적 만을 공시하고 아직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판매량 등 자료는 3분기 실적을 사용했다).

지난 5년간 구리가격이 60% 가까이 급락했지만, 같은 기간 풍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와 36% 줄어 상대적으로 선방한 이유로 풀이된다.



풍산은 지난 2008년 7월 분할상장했고, 2009년부터 매년 배당을 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전년 대비 100원 감액됐다. 다만 현재 주가 기준 시가배당률은 1.96%로 국고채 3년물 금리인 1.44%(2월 17일 기준)보다 0.52%p 높다.



풍산은 LS니코동제련, 코델코(Codelco) 등에서 구리를 매입한 후 아연, 니켈 등과 합금해 각종 산업 소재를 만든다. 풍산의 제품은 전자소재, 파이프, 지붕재, 동전, 탄약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지난해 실적 기준 풍산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14.1배다. 과거 5년 평균인 13.1배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