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퍼킨스의 '대륙제관'

퍼킨스 "재무적으로 건전한 소형주를 사라"

버거 스몰캡 펀드의 매니저 로버트 퍼킨스는 소형주 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친구들과 선별된 고객을 위한 작은 포트폴리오를 3500만 달러의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의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퍼킨스는 신문에 나온 신저가 리스트에서 유망기업을 찾는다. 그는 악재로 인해 회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들 중 장부가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거나, 장부가치보다 약간 비싼 회사를 주로 매입한다.

퍼킨스는 부채가 없고 현금이 많은 소형회사를 선호한다. 또한, 그는 재무적 건전성을 갖춘 회사들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아도 재무안전성이 주가 하락에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륙제관, 퍼킨스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대륙제관은 퍼킨스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전일(29일) 시가총액은 1056억원으로 2000억원 미만이다.

올해 3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4분기 합산)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이 회사 주가수익배수(PER)는 8.1배다. 포장재 업종 평균인 33.9배보다 낮다. PER 계산 시 종속기업을 보유한 상장사의 순이익은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3분기 말 기준 대륙제관의 부채비율은 79%이다. 퍼킨스의 재무건전성 기준 150% 미만을 만족한다. 

대륙제관은 금속용기 제조사로 휴대용 부탄가스(연료관), 에어졸관, 일반관을 만든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비중은 휴대용 부탄가스(에어졸관 포함) 62%, 일반관 34%이다.

에어졸관은 헤어스프레이와 같이 액체 내용물을 분사해 사용하는 금속 용기다. 대륙제관의 부탄가스 브랜드는 맥스, 퍼팩트, 세이프 등이다. 

일반관은 식용유, 전분당과 같은 식품과 윤활유, 페인트 등 산업 제품을 담는 금속 용기다. 대륙제관은 GS칼텍스, S-oil 등 정유사, 건설화학, 노루페인트와 같은 도료 회사에 일반관을 주로 공급한다.

[그림] 대륙제관 일반관제품(좌) 및 자체 부탄가스 제품(우)

 
(자료: 아이투자, 대륙제관)

올 들어 대륙제관 실적과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수익성 개선이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이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128억원으로 72% 급증했다. 순이익은 89% 뛴 99억3000만원이다.

수익성 개선으로 올 3분기 연환산 기준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7.5%로 10년래 최고치(2008년 8.5%)에 근접했다.



원재료 비용 감소가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매출액 대비 원재료 비중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57.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p 내린 반면,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8.3%로 전년 동기 대비 3.5%p 상승했다. 원재료 비용은 주석 사항인 '비용의 성격별 분류'에서 관련 항목인 '제품과 재공품의 변동', '원재료의 사용액', '상품의 변동'을 합산한 수치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일반관과 에어졸관 판매가는 단위당 1946원과 54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와 5.4% 내렸다. 반면 주요 원재료인 석판과 가스의 매입가는 단위당 139만1804원과 102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와 25.9% 하락했다. 

4분기도 우호적인 원재료 매입환경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올 4분기 일반부탄 가격은 Kg당 평균 1979.8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13%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