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퍼킨스의 '동양고속'

퍼킨스 "재무적으로 건전한 소형주를 사라"

버거 스몰캡 펀드의 매니저 로버트 퍼킨스는 소형주 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친구들과 선별된 고객들을 위한 작은 포트폴리오를 3500만 달러의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의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퍼킨스는 신문에 나온 신저가 리스트에서 유망기업을 찾는다. 그는 악재로 인해 회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퍼킨스는 부채가 없고 현금이 많은 소형회사를 선호한다. 모든 사람이 찾는 대형주보다는 관심에서 멀어진 소형주에 더 많은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재무적 건전성을 갖춘 회사들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아도 재무안전성이 주가 하락에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동양고속, 퍼킨스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동양고속은 퍼킨스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이다. 전일(5일) 시가총액은 952억원으로 2000억원 미만이다.

올해 2분기 연환산 순이익(최근 4분기 합산)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주가수익배수(PER)는 5.2배이다. '도로와철도운송' 업종 평균인 22.6배보다 낮다. 종속기업을 보유한 상장사의 순이익은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동양고속의 지난 2분기 말 부채비율은 71%를 기록했다. 퍼킨스의 재무건전성 기준인 '150% 이하'를 만족한다. 동양고속은 아직 3분기 잠정실적과 분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동양고속은 고속버스 운송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으로, 1968년에 설립됐다. 고속버스 운행과 터미널 임대사업, 화물운송사업 등을 하고 있고, 고속버스 운송수입이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한다. 코스피 시장에는 2005년에 상장했다.

지난 2분기 동양고속의 매출액은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 줄고, 영업이익은 약 13% 감소해 44억7800만원을 기록했다.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이하 '순이익')은 82억6100만원으로 전년 동기비 210% 급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지분)은 유가증권처분이익 증가(전년 동기비 +61억원)와 법인세비용 감소(전년 동기비 -1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하지만 매출액은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9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메르스 영향에 따른 승객수 감소가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매출 감소에도 지난 2분기 매출원가율은 79.8%로 전년 동기와 같았다. 이는 유가 하락으로 경유 가격이 내린 덕으로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경유 평균 가격은 지난 10월 4주 리터당 1247.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지난해 평균에 비해 각각 20%와 24% 내린 상태다.

국내 고속버스 요금은 인상 추세를 지속 중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관례적으로 매 2년마다 요금 인상이 시행되고 있다. 2002년 이후 인상 폭은 줄고 있지만, 버스 요금이 종전 대비 내린 적은 한 차례도 없다. 따라서 최근 경유 가격의 약세는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고속은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주당 1000원 이상을 배당했다. 지난해 배당금(1250원)과 전일 종가(3만6850원)를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3.3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