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동아지질’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동아지질은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2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930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87%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802억원으로 시총의 86%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 터널전문 건설회사

동아지질은 부산에 거점을 둔 터널전문 건설회사다. 세부적인 사업으로는 기계식터널, 지반개량, 지하연속벽, 일반토목, 엔지니어링 부문을 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미얀마 등 3개국에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1971년 3월 설립됐고, 2009년 6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기계식터널을 공사할 때 동아지질은 쉴드 공법(Shield)과 세미쉴드 공법(Semi-Shield)을 활용한다. 쉴드 공법은 원통형의 굴착기계를 수직 작업구 내에 투입시켜 기계 선단부의 면판(Cutter Head)을 회전시키면서 지반을 굴삭함과 동시에, 후반부에 세그멘트(Segment)를 설치하면서 공간을 만드는 공법이다. 세그멘트란 터널을 굴착한 뒤 복공이 완료되기까지 지반의 느슨해짐을 억제하고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지반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부품재료를 뜻한다.

세미쉴드 공법은 지반을 굴착하고 후방부에 추진관을 조립해 유압자키로 압입 추진시키는 것을 반복하는 공법이다. 쉴드 공법은 대구경, 장거리에 적합하고, 세미쉴드 공법은 소구경, 단거리를 목적으로 한다.

[그림] 동아지질 쉴드머신(좌) 및 현장전경(우)

(자료: 아이투자, 동아지질)

지반개량사업은 연약한 지반을 필요에 따라 견고한 지반으로 개량하거나, 지하수면 아래 지하공간 개발 시 지하수가 용출돼 개발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물길을 막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한다. 지하연속벽 공법은 안정액을 사용해 굴착한 후 철근 콘크리트 벽체를 형성하는 공법으로, 댐의 기초나 내진벽, 진동차단벽 등에 활용된다.

건설업 특성상 동아지질의 실적은 수주를 어느 정도 했는지에 달려있다. 신규로 수주한 내역이 매출액보다 크면 그만큼 기말수주잔고가 증가하고, 이는 후에 매출로 이어진다. 생산시설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담당해 경기에 따라 실적 영향이 크다.

동아지질의 신규수주액(연결 기준)은 2013년에 감소했다 지난해 반등했다. 지난 2분기 기준 기말 수주잔고는 41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다.



동아지질은 상장 이후 부채비율이 100% 미만을 꾸준히 기록했다. 또한, 최근 2년간 순운전자본과 시가총액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마틴 휘트먼이 주로 참고했던 기준을 만족해왔다.



지난 2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동아지질의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17.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8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