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터 슐로스의 '삼화왕관’

월터 슐로스(이하 슐로스)는 '저가주 사냥꾼'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자이다. 좋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워렌 버핏과 달리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 100개 ~ 200개에 분산 투자했다.

슐로스는 45년간 연평균 1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원금을 721배 불린 놀라운 기록이다. 워렌 버핏은 슐로스에게 '특급 투자자(Super Investor)'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슐로스는 펀드를 운영하면서 탐방이나 최고경영자(CEO) 미팅을 하지 않았고,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했다. 그는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을 사서 5년 내 2배가 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45년간 지켜 탁월한 성과를 얻었다. 왜 버핏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하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버핏의 방법이 기대수익률이 더 높지만 버핏이 특별한 것이고, 자신은 그 길과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슐로스의 선택 '삼화왕관'

슐로스는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8배 미만이고,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시가총액의 30% 이상이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봤다. 또한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유동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재무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삼화왕관은 슐로스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올해 2분기 말 자본총계(개별)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76배로 0.8배를 밑돌고, 순운전자본은 294억원으로 시가총액(942억원)의 31%에 해당한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전일(16일, 거래일 기준) 종가 기준이다. 유동비율은 285%로 200%를 초과하고, 부채비율은 24%로 100% 미만이다.

▷ 병마개 제조업체

삼화왕관은 병마개를 제조하는 업체다. 과거 두산그룹에 속해있었으나 지난 2010년 지분매각으로 유리병 생산업체인 금비의 자회사가 됐다. 지난 반기 기준 금비는 삼화왕관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1965년 5월 설립됐고, 1976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병마개는 모양과 용도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일반음료 및 주류에 쓰이는 크라운 캡(Crown Cap), 청량음료와 생수제품 마개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캡(Plastic Cap), 소주와 양주 등 제품에 적합한 알루미늄 소재의 ROPP(Roll On Pilfer Proof) 캡, 식품을 장기간 보전시킬 수 있는 화이트 캡(White Cap) 등이 있다.

[그림] 삼화왕관 제품사진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라운 캡, 플라스틱 캡, 화이트 캡, ROPP 캡
(자료: 아이투자, 삼화왕관)

병마개 중 납세용 병마개는 국세청에서 지정된 제조업체만 제조를 할 수 있는데, 삼화왕관은 2013년 2월 납세병마개 제조 및 공급업체로 재 지정됐다. 이에 따라 2018년 2월까지 납세병마개를 제조할 수 있다.

삼화왕관은 실적이 비교적 꾸준한 기업이다. 2011년부터 개별기준 매출액이 900억원 초중반을 기록해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지난 2분기 연환산 기준 영업이익률은 10.5% 였다.

지난 2분기에 삼화왕관은 수익성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개별기준 매출액이 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1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7억원으로 25% 증가했다.



한편, 삼화왕관은 배당매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왔고, 2011년부터는 배당금을 매년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주당 1250원을 지급해 시가배당률이 3.6%를 기록, 시중금리(1.50%)를 상회했다. 올해에도 주당 1250원을 지급한다면 전일 종가 기준 2.9%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삼화왕관은 지난 2010년부터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8배 이하를 꾸준히 기록했으나 올해 초 주가가 상승하며 일시적으로 0.8배를 넘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다소 하락하며 다시 0.8배 이하를 만족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부채비율은 100% 미만, 유동비율은 대체적으로 200% 이상을 기록하며 재무상태 측면에서는 슐로스가 주로 참고한 기준을 거의 만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