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로널드 뮬렌캠프의 '프로텍’

뮬렌캠프 "평균 이상의 회사에 씨앗을 뿌려라"

뮬렌캠프 앤드 컴퍼니의 설립자인 로널드 뮬렌캠프에 따르면 투자는 농사를 짓는 것과 비슷하다. 좋은 작물을 기르면 풍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준에 맞기만 하면 어떤 규모의 회사라도 매입한다.

뮬렌캠프는 주식을 농사로, 채권을 땅으로 비유한다. 땅만 보유하는 것보다 작물을 키우 듯 주식을 소유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더 좋다고 말한다. 농장에서 작물이 매달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안겨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뮬렌캠프는 기후도 중요시한다. 투자의 기후를 파악하기 위해 전통적인 가치투자 분석에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을 감안한 자신의 모델을 사용한다. 그는 기후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한다.

뮬렌캠프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의 회사를 원하며 최고도, 최악도 원하지 않는다. ROE가 25%를 넘는 최고의 회사들은 대부분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그는 최고 회사들을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다른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뮬렌캠프의 선택 '프로텍'

뮬렌캠프는 ROE가 꾸준히 15%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배수(PBR)가 2.5배 미만인 기업을 매수 대상으로 삼는다. 또한, 재무 건전성을 보기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지 확인한다.

프로텍은 뮬렌캠프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5년 평균 ROE는 20.3%로 기준인 15%를 넘는다. 현재 PBR은 0.81배로 2.5배 미만이며, 지난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도 23.1%로 기준인 '150% 미만'을 만족한다.

▷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

프로텍은 반도체 검사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구체적 제품으로는 반도체 후공정 검사 장비인 디스펜서(Dispenser), 공기 압력을 이용해 기계를 움직이는 공압구동형 실린더(Acturator) 등이 있다. 1997년 설립됐고, 코스닥시장엔 2001년 8월 상장했다.

프로텍의 전체 매출액 중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디스펜서는 칩 부품을 인쇄회로기판(PCB)에 고정하기 위해 접착제를 도포하는 장치다. 프로텍은 199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스펜서를 국산화한 기업으로,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ASE코리아, 스태츠칩팩코리아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용 디스펜서에 이어 2001년에는 LCD구동 IC 관련 디스펜서 장비를 개발 완료해 제품화했고, 2004년에는 카메라모듈 관련 설비를 개발해 케이나인에 공급하기도 했다.

공압기기를 모듈화한 공압구동형 실린더는 공장자동화, 반도체장비 시스템, 표면실장 시스템, 자동화 조립라인 등 무인자동화 각각의 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공압실린더는 소모성기기로, 교체주기가 사용 용도에 따라 6개월에서 3년 정도로 짧은 편이다. 지난 반기 기준 공압실린더는 전체 매출액 중 13%의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프로텍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2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32% 줄었고, 지배지분 순이익은 46억원으로 6.4% 감소했다. 2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기준 실적은 전년도보다 부진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8.2%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프로텍은 매출 등락에도 15%~20%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점이 강점이다.



외화관련이익(외환차익 + 외화환산이익)이 외화관련손실(외환차손 + 외화환산차손)보다 크게 발생하며 지난 2분기에 지배지분 순이익 감소폭이 영업이익 감소 정도보다 작았다. 지난 2분기 외화관련손익은 5억3231만원 이익으로, 전년 동기에 9억5779만원 손실이 발생한 것과 대조적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프로텍은 원/달러환율이 10% 상승 시 19억6286만원의 외화관련이익이 발생한다. 이를 토대로 할 때 프로텍은 달러화순자산(달러화자산 – 달러화부채)을 196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 기말 매매기준율기준 원/달러환율은 1분기 대비 4.8%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0.6% 오른 1116.3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외화관련이익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바뀌며 외화관련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용 장비를 생산하는 만큼 프로텍의 실적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증가하면 수혜를 받는다. 최근 SK하이닉스가 향후 10년간 설비투자에 46조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고,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최소 10조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프로텍의 향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프로텍의 주가수익배수(PER)는 5.9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1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