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동일제지, 상장폐지 결정에도 기관 사는 배경은?

기관투자자들(이하 기관)이 연일 순매수하고 있는 동일제지의 배경이 궁금하다. 동일제지는 23일 오전 9시 5분 현재 전일 대비 0.1% 오른 354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14일부터 전일까지 6일(거래일 기준) 연속 동일제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기관이 사들인 주식 수는 431만3458주로 발행주식수의 10.87%에 달하는 수량이다.

기관이 사들이기 시작한 14일 동일제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주가는 시초가부터 상한가로 직행했다. 기관은 상한가에 123만6616주를 사들인 것이다. 이후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였지만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주가 변동이 없었던 까닭은 동일제지가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동일제지는 ▲신속한 의사결정 도모, ▲비상장 상태에서 경영활동의 유연성 제고, ▲거래량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환금성 제고 등을 위해 상장폐지를 단행한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동일제지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600원이다(▷관련기사 - [즉시분석] 동일제지, 공개매수 결정에 상한가...내용은?).

기관은 상장폐지를 앞 둔 동일제지 주식을 왜 사들이는 것일까. 기관은 이벤트드리븐(Event Driven) 전략을 통한 차익실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벤트드리븐이란 분할, 합병, 공개매수 등 각종 이벤트로 인한 가격변동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전략을 말한다.

기관이 지난 6일간 사들인 전체 금액은 152억원으로 평균 가격은 주당 3536원이다. 매수한 기관이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주당 32원(장외거래 세율 0.5% 적용)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공개매수는 지난 1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총 25일간 진행되고, 다음달 15일 응모주식을 매수할 계획이다. 기관은 동일제지 주식을 한 달간 보유함으로써 위험없이 0.9%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기관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짧은 시간 내 확정 수익을 얻을 수 있단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편, 개인투자자는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보다 장내 매도하는 방법이 유리할 수 있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로 간주돼 개인투자자는 장외거래세 0.5%와 매각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20~30%)가 부과된다. 매각차익에 대한 공제금액 한도가 25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거래금액이 커질 때 세금 부담도 늘어난다. 동일제지는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의한 중소기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동일제지는 태림포장 계열의 골판지원지 제조사다. 골판지원지는 주로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박스에 사용된다. 올 반기기준 골판지원지가 전체 매출액의 65%, 골판지상자가 35%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