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데이비드 드레먼의 '경농‘

드레먼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라"

데이비드 드레먼은 '드레먼 밸류 매니지먼트'의 대표로, 역발상 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역발상 투자와 관련된 많은 저서를 출간했다. 국내에는 '역발상 투자'란 저서가 출간돼 있다.

드레먼은 자신의 요트에 '역발상'이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로 역발상 투자를 중시한다. 그는 사람들이 완전하지 않으며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고 생각해 역발상 투자의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드레먼은 애널리스트가 20분기(5년) 연속으로 기업 수익을 오차 5% 이내로 예측할 확률은 140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드레먼은 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들은 실적 예측이 어긋나도 약간의 손해를 입지만 고평가된 성장주를 소유하면 실적 예측이 어긋날 때 훨씬 큰 손해를 입는다고 강조했다.

드레먼은 주가수익배수(PER) 혹은 주가순자산배수(PBR)가 시장평균보다 낮은 기업을 선호했다. 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5%를 넘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 이상의 ROE가 장기간 유지되는 게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선택 '경농'

경농은 드레먼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올해 2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4분기 합산)과 전일 시가총액 기준 PER은 12.6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 평균 16.6배보다 낮다. 아이투자는 상장사의 시가총액과 순이익 합계(적자기업 포함)로 투자지표를 산정한다.

경농의 최근 ROE는 5%로 25% 미만이다. 최근 ROE는 올 2분기 연환산 순이익을 2분기 말 자본총계로 나눠 계산했다.

▷ 농업 관련 계열사 다수 보유한 농약 제조업체

경농은 농약 제조 및 판매 전문 업체다. 제품 특성상 경농 실적은 농업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 농작물 재배 사이클에 따라 농번기인 3~6월 사이에 매출이 집중되고, 기후 등 자연환경 변화로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 제품원가의 70~80%가 화학원재료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경농은 계열사로 비료 제조사인 조비(80.90%, 이하 지분율)를 두고 있다. 비료 역시 수요가 작물의 재배시기에 집중되고, 환율과 원재료가격 등 국제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조비 외에도 경농은 글로벌아그로(98.95%), 탑프레쉬(90.00%), 동오시드(85.93%), 동오육묘(43.16%) 등의 농업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경농은 수익성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13% 증가했고, 지배지분 순이익은 53억원으로 48% 늘었다.

영업비용(매출원가 + 판관비) 감소 덕에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 2분기 영업비용은 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매출원가가 437억원으로 3.6%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에 판관비는 164억원으로 4.7% 증가했음에도 비중이 큰 매출원가 감소 덕에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다.



영업외손익과 법인세 영향으로 지배지분 순이익 증가폭은 영업이익보다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 경농은 금융보증비용이 5억1223만원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는 3088만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이에 영업외손익이 1억6340만원으로 지난해 1841만원에 비해 늘어났다. 또한, 2014년 2분기에는 법인세 추징액이 6억원 가량 발생했지만 올해는 발생하지 않으면서 법인세비용이 11억원으로 4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지배지분 순이익 증가율이 영업이익보다 클 수 있었다.

경농은 배당 매력도 있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왔고, 2012년을 제외하고 배당금액을 늘리거나 유지해왔다. 지난해는 주당 200원을 지급했고, 시가배당률은 4.3%를 기록, 시중금리(1.50% 내외)를 상회했다. 올해도 주당 200원을 지급하면 전일 종가 기준 3.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