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디에이치피코리아, 국내 운용사+외국인 '사자'..배경은?

디에이치피코리아 주가가 연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가운데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9일 오후 1시 38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3.9% 오른 9990원을 기록 중이다. 대내외 악재에 국내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디에이치피코리아의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재 주가는 지난 2월 5일 기록한 연 고점에 비해 43% 급락한 상태다. 최근 한 달간 하락률은 -21%다.

전일 장 마감 후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디에이치피코리아 지분 1.6%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종전 5.2%에서 6.8%로 높아졌다. 추가 매수분의 총 매수금액은 30억원, 평균 매수가는 현재 주가보다 11% 높은 1만1135원이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이 회사 주식 5만3000여주(지분 0.3%)를 순매수했다. 지난 4월 말 이후 매도 기조를 유지하다 최근 순매수로 돌아섰다.

두 매수 주체가 최근 순매수 행보를 보인 가운데 디에이치피코리아의 꾸준한 실적 증가세를 눈길을 끈다. 이 회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상장 후 매년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올해 2분기 연환산 실적은 매출액이 355억원, 영업이익이 101억원, 순이익이 102억원으로 각각 상장 후 최대치로 증가한 상태다.



안구건조증 환자 증가, 일회용 점안제 선호도 증가 등이 실적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는 지난 2007년 142만명에서 지난해 214만명으로 7년간 51% 즏가했다. 안구건조증의 일반적인 이유는 노화다. 관련 질환 환자의 70%가 50대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인공눈물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에 따른 전자기기 사용 증가, 대기오염 등도 안구건조증 인구 증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엔 다회용 인공눈물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다회용은 장기 보유에 따른 세균 오염의 염려가 있다. 이에 일회용 인공눈물에 대한 처방이 느는 추세다.

디에이치피코리아는 현재 미국에 제품 수출을 하고 있고, 유럽 진출을 추진 중이다. 올해 반기 기준 수출 비중이 1%로 미미하다. 하지만 꾸준한 실적 증가에도 이 회사의 최근 12개월간 매출액 합계가 355억원으로 적은 편임을 고려하면, 향후 수출 확대 여부가 외형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디에이치피코리아는 수요 증가에 대응해 올해 6월 말 3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연간 생산능력은 종전 대비 91% 늘어난 총 2억5200만관으로 확대됐다.

디에이치피코리아는 1회용 점안제 제조사다. 자체 기술로 제품 개발에 성공해 현재 자사제품 판매와 수탁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자사제품은 '티어린프리', 'DR프레시' 브랜드로 판매한다. 수탁생산은 자동차산업의 OEM과 유사한 형태로 모회사 삼천당제약과 다른 고객사의 일회용 인공눈물을 대신 생산해 주는 것이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한 디에이치피코리아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16.2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와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2.75배와 16.92%이다. PBR은 과거 2년 평균인 2.93배보다 낮고, 최근 ROE는 2년 평균(16.93%)와 거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