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DSR’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DSR은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579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54%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519억원으로 시총의 90%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 합성섬유로프 및 스테인리스 와이어 제조기업

DSR은 합성섬유 및 스테인리스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합성섬유로프와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고, 중국 현지법인인 청도DSR제강유한공사에서는 철강선, 합성섬유로프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또한, 미국 현지법인인 DSR INTERNATIONAL CORP에서는 합성섬유로프, 스테인리스 와이어, 와이어로프 등을 판매하고 있다. 1965년 4월 설립됐고, 코스피시장엔 2013년 5월 상장했다.

로프에 사용되는 합성섬유로는 나일론, 폴리에스터, 비닐론 등이 있다. 합성섬유로프는 잘 부패되지 않으나, 비교적 내열성이 부족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수산 및 양식업용, 선박, 조선의 계류용, 토목건축 공업용, 레저용, 농업목축용, 해양구조물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스테인리스강은 철에 보통 12% 이상의 크롬과 필요에 따라 탄소, 니켈, 규소, 망간 등을 넣어 만든 합금강이다. 철을 주성분을 하면서도 녹이 잘 슬지 않고 열에 잘 견딘다. DSR의 주요 제품인 스테인리스 와이어는 자동차, 전자, 산업기계, 건설, 항공 산업 등에서 금망용, 스프링용, 편조용, 냉간압연용 등으로 사용된다.

DSR은 지난 2분기에 수익성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36% 증가했고, 지배지분 순이익은 31억원으로 48% 늘었다.

수익성이 개선된 배경에는 제품가격에 비해 원재료가격이 더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반기 기준 내수제품 가격은 작게는 2.5%에서 크게는 6.9%까지 하락했다. 중국 및 미국 내 제품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내 사업부문 원재료가격은 7.8%에서 28%까지 하락했다. 중국 내 사업부문은 제품가격은 상승했는데, 원재료가격은 10% 내렸다. 미국 내 사업부문만 제품가격과 함께 원재료가격도 6%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사업부문에서 제품가격보다 원재료가격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DSR은 연환산(최근 12개월 합산) 기준으로 상장 이래 부채비율 100% 이하를 꾸준히 유지했다. 같은 기간 순운전자본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60% 이상으로 마틴 휘트먼이 참고한 기준을 꾸준히 만족해왔다.



지난 2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DSR의 연환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7.5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0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