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로널드 뮬렌캠프의 '세원정공’

뮬렌캠프 "평균 이상의 회사에 씨앗을 뿌려라"

뮬렌캠프 앤드 컴퍼니의 설립자인 로널드 뮬렌캠프에 따르면 투자는 농사를 짓는 것과 비슷하다. 좋은 작물을 기르면 풍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준에 맞기만 하면 어떤 규모의 회사라도 매입한다.

뮬렌캠프는 주식을 농사로, 채권을 땅으로 비유한다. 땅만 보유하는 것보다 작물을 키우 듯 주식을 소유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더 좋다고 말한다. 농장에서 작물이 매달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안겨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뮬렌캠프는 기후도 중요시한다. 투자의 기후를 파악하기 위해 전통적인 가치투자 분석에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을 감안한 자신의 모델을 사용한다. 그는 기후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한다.

뮬렌캠프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의 회사를 원하며 최고도, 최악도 원하지 않는다. ROE가 25%를 넘는 최고의 회사들은 대부분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그는 최고 회사들을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다른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뮬렌캠프의 선택 '세원정공'

뮬렌캠프는 ROE가 꾸준히 15%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배수(PBR)가 2.5배 미만인 기업을 매수 대상으로 삼는다. 또한, 재무 건전성을 보기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지 확인한다.

세원정공은 뮬렌캠프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5년 평균 ROE는 18.4%로 기준인 15%를 넘는다. 현재 PBR은 0.63배로 2.5배 미만이며,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도 9%로 기준인 '150% 미만'을 만족한다.

▷ 각종 차체용 부품 제조업체

세원정공은 1989년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다. 생산하는 제품으로는 카울크로스(Cowl Cross), 대쉬 판넬(Dash Panel), 라디에이터 서포트(Radiator Support) 등이 있다. 코스피시장엔 1996년 상장했다.

세원정공이 생산하는 부품 중 카울크로스는 자동차 카울 부분에 설치돼 좌우 방향의 비틀림이나 휘어짐을 방지하고 강성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골격이다. 카울 부분은 차체 전방의 프런트 윈도우와 연결된 패널 부분을 말한다. 대쉬 판넬은 엔진룸과 차량실내를 격리시키는 경계벽으로, 소음 및 이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한다. 라디에이터 서포트는 차체전방에 조립되는 부품으로, 좌우 헤드램프를 지지한다. 이외에도 세원정공은 차량의 바닥면(Rear Floor Complete)이나 선루프 안내면 등 각종 차체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림] 세원정공 제품


*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카울크로스, 대쉬 판넬, 차량 바닥면, 라디에이터 서포트
(자료 : 아이투자, 세원정공 홈페이지)

세원정공은 보유한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장/단기차입금)이 매력적인 기업이다. 연결기준으로 지난 2011년부터 보유한 순현금자산이 꾸준히 상승했고,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50% 이상을 계속 기록해왔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세원정공이 보유한 순현금자산은 2383억원으로,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의 97%에 달한다.



재무상태도 양호한 편에 속한다. 지난 10년간 세원정공은 부채비율이 100% 이하를 꾸준히 기록했고, 2010년 이후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726%로, 지난 10년간 100% 이상을 계속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유동비율은 100% 이상이면 재무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지난 1분기 세원정공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영업이익은 23% 감소한 168억원을, 지배지분 순이익은 29% 줄어든 11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매출원가는 5.5%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매출액 정도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또한, 이자수익 감소와 환율변동에 따른 외화관련손실(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의 증가로 순이익도 함께 줄었다. 세원정공은 매입채무 및 미지급금으로 이루어진 달러화부채를 약 468만달러(약 52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달러화자산을 감안하면 380만달러 정도로,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외화관련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1분기 기말 기준 원/달러환율은 0.8% 상승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세원정공의 연환산(최근 12개월 합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5.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