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선택] 윌리엄 밀러의 선택 '전파기지국'

"수익성이 뛰어난 평균 이상의 기업을 매수하라"

윌리엄 밀러는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Legg Mason Value Trust)의 매니저로 1991년부터 매년 S&P 500(미국 주가지수)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밀러는 사업의 미래가치에 주목해 가치투자를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윌리엄 밀러는 기업의 수익성에 주목했다. 우선 영업이익률이 해당 업종에서 평균 이상인 기업을 골랐다. 그런 다음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를 넘고, 5년간 EPS(주당순이익)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 기업을 선별했다. 즉, 업종 내 경쟁력이 있고 절대적인 수익성도 좋은 기업을 찾은 것이다.

또한, 그는 배당수익률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당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에 가까운 기업을 매수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기업을 피하고 성장하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했다.

전파기지국은 밀러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12개월 합산) 기준 영업이익률은 12.5%로 통신장비 업종 평균인 3.2%보다 높다.

최근 ROE는 21.7%, 지난 5년간 EPS 성장률은 연평균 26%로 모두 밀러의 투자 기준(ROE 15% 이상, EPS 성장률 10% 이상)을 만족한다. 최근 ROE는 1분기 연환산 순이익을 1분기 자본총계로 나눠 계산했다. 투자지표는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과 자본총계 기준이다.

전파기지국은 공용 무선기지국(중계망)을 시공, 판매, 운영 및 유지보수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지상과 지하철, 각종터널 구간에 공용 무선 기지국을 시공하고, 이를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통신시설 시공 56%, 기지국 사용료 44%이다.
이동통신 기지국 공용화 사업은 이동통신 사업자의 무분별한 중복투자와 자연환경 훼손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파기지국과 같은 사업자가 공용 무선 기지국을 건설하면, 이를 각 이동통신 사용자가 공동으로 사용한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액은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고, 영업이익은 32억5600만원으로 113% 급증했다. 순이익은 113% 뛴 20억5200만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4%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6%와 81%씩 증가한 데 이어 모두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이동통신사의 LTE 전국망 구축 덕에 기지국 건설이 급증하며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올 1분기 전파기지국의 통신시설 매출은 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급증했다. 또한 기지국 건설 이후 발생하는 기지국 사용료도 올 1분기 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며 실적 성장에 힘이 됐다 .



전파기지국의 매출액은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설치 수요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왔다. 다만, 기지국 사용료 및 유지보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덕에 영업이익은 지난 10년간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기지국 사용료 매출은 지난 2004년 184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올 1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12개월 합산) 753억원으로 확대됐다. 10년간 연평균 15%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전파기지국은 매년 주당 500원을 배당했다. 현재 주가 기준 시가배당률은 2.55%다. 이는 1.6%대로 낮아진 국내 주요 은행의 1년 정기예금금리를 웃도는 것이다.



1분기 연환산 실적과 전일(15일) 종가 기준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6.6배다. 과거 5년 평균인 7.3배보다 10% 낮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와 최근 ROE는 각각 1.43배와 21.6%이다. PBR과 ROE 모두 과거 5년 평균인 0.96배와 13.9%보다 높다.

다만 경영진 횡령 이슈가 비교적 최근 발생한 점은 투자자가 유의할 부분이다. 지난해 11월 24일 전파기지국은 장병권 부회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한 1심 판결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고 공시했다. 횡령발생금액은 4억4000만원으로, 올 1분기 말 자기자본 대비 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