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나이그렌의 선택 '우리넷'

윌리엄 나이그렌은 1996년부터 오크마크 펀드의 매니저로 활약해온 가치투자자다. 나이그렌은 수많은 저평가 주식을 발굴해 S&P 500 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둬왔다. H&R블록(세무 대행), 토이저러스(장난감 판매), 리버티 미디어(케이블 미디어) 등 10루타 종목들이 나이그렌의 손을 거쳤다.

나이그렌은 최근 가격이 많이 떨어진 주식, 동종 산업의 다른 회사에 비해 주가수익배수(PER)가 낮은 주식 등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았다. 종목을 매수한 뒤에는 엄격한 매도기준을 적용해서 주가가 내재가치의 90%가 되면 팔아 높은 수익을 유지했다.

윌리엄 나이그렌의 선택 ‘우리넷'

윌리엄 나이그렌의 종목 선정 기준은 PER이 업종 평균보다 낮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 이상이며 배당수익률이 3% 이상인 종목이다.

우리넷은 윌리엄 나이그렌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종목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연환산 실적 기준(최근 4분기 실적 합산) PER은 6.5배로 통신장비 업종 평균인 85.8배보다 낮다. 같은 업종 내 총 43개 종목 가운데 19개 종목이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평균 PER이 높다.

올해 1분기 연환산 순이익과 1분기 말 자본총계로 계산한 이 회사의 ROE는 10.7%로 10% 이상이며, 지난해 주당 배당금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배당수익률 3.43%로 3%를 웃돈다.

우리넷은  유선통신 광전송장비 전문 업체다. 주요 제품은 음성전화와 데이트 트래픽을 운반하는 '도로' 역할을 하는 장비인 MSPP이다. 우리넷의 주요 매출처는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이다.

올 1분기 이 회사 매출액은 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억원 적자와 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매출액이 하반기에 편중된 영향으로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규모가 작거나 적자를 기록해 왔다. 이는 통신사업자의 MSPP 전용망 투자가 3~4분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우리넷은 지난 2013년과 지난해 내수 비중이 각각 98%와 99.9%으로 국내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전방산업의 투자 규모에 따라 실적이 큰 변동성을 보여 왔다.



우리넷은 제품을 외주생산해 매출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한 유형자산 투자를 하지 않는다. 지난 2010년 이후엔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최소 25억원에서 최소 75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양수(+)를 기록했다.

덕분에 이 회사의 현금성 여유자금은 사옥 매입에 145억원을 지출한 지난 2013년을 제외하고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은 130억원이다. 이는 전일 시가총액 278억원의 40%에 해당한다.
 


한편, 이 회사는 시가총액이 300억원 미만인 소형주로 거래 규모가 작다. 지난 120일간 일평균 거래금액은 1억7300만원, 전일 거래금액은 73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실적 변동성이 큰 데다 시가총액이 작은 편이라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는 점은 리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