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기신정기, 외인·기관 동반 '사자'..배경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기신정기를 동반 순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후 1시 42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3% 오른 891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 약 1만1700주(지분 0.04%)를, 기관은 5만4630여주(0.2%)를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앞선 3개월간(2.17~5.17) 약 13만3800주(0.5%)를 사들인 데 이어 매수를 지속했고, 기관은 같은 기간 2만4000여주(0.1%)를 매도한 후 최근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기신정기 실적이 최근 부진한 가운데 주식 매수에 나섰다. 이 같은 행보는 그 동안 꾸준한 매출 성장, 주요 전방산업 중 하나인 화장품의 업황 호조, 대형 몰드베이스 시장 신규 진입에 따른 관련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분기(2015년 1월 ~ 3월) 이 회사 매출액은 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고, 영업이익은 33% 감소한 4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지분)은 35% 줄어든 41억원이다. 기신정기는 3월 결산법인으로 1월에서 3월이 4분기에 해당한다.

주요 전방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와 휴대폰 산업의 업황 부진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판매량이 종전 대비 부진한 가운데 전략 스마트폰에 메탈케이스를 채택한 점도 매출 축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기신정기의 주요 제품인 몰드베이스는 사출금형기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성형하는 데 사용하는 금형틀이다. 붕어빵을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을 넣어 '붕어빵을 굽는 틀'과 같은 것이다. 자동차 내장재, 휴대폰 케이스, 건축자재 등 각종 플라스틱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

최근 분기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2014년 사업연도(2014년 4월 ~ 2015년 3월) 매출액은 1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0%와 9% 감소해 각각 214억원과 18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분기 매출 감소와 함께 종업원급여와 감가상각비 증가가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종업원급여과 감가상각비는 215억원과 6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와 7% 증가했다.

다만 기신정기가 그 동안 매출을 꾸준히 늘려온 점은 눈길을 끈다. 이 회사 매출액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전년 대비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16억원으로 2006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9%다.



비교적 꾸준히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온 점도 주목된다.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지난 10년간 거의 매년 20% 이상을 기록했다. 20% 이하를 기록한 연도는 2008년과 지난해(19.1%)밖에 없다.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1.1%이다.

다양한 매출처와 전방산업을 보유한 점이 매출 성장 지속과 고수익성 유지의 비결 중 하나로 보인다. 기신정기의 매출처는 3000여개에 이르고, 전방산업은 자동차과 휴대폰,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다양하다. 전방산업별 매출비중도 자동차 27%, 모바일 24%, 생활용품 20%, 가전제품 13%로 비교적 고루 분포돼 있다. 

지난해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향후 생활용품용 몰드베이스와 대형 몰드베이스의 성장 여부가 실적 개선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화장품 업체의 업황 호조 덕에 기신정기의 생활용품 몰드베이스의 매출비중은 지난해 20.3%로 전년 대비 4.5%p 상승했다.

기신정기는 중소형 몰드베이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대형 몰드베이스 시장에 진입했다. 대형 몰드베이스는 TV, 냉장고, 세탁기와 같이 비교적 부피가 큰 백색가전의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인다. 기신정기는 지난 2006년 대형 몰드베이스 제조사인 삼일메가텍을 인수했고, 2011년에는 인천 3공장에 대형 몰드베이스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2013년엔 대형 몰드베이스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강재 사업을 시작하면서 일본에 제품 직수출을 시작했다. 지난해 대형 몰드베이스 매출은 140억원을 기록했는데, 삼성전자 광주공장과 LG전자 평택 공장 등의 수요처를 확보한 터라 향후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다. 주당 배당금은 지난 2010년부터 200원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과 현재 주가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2.29%다. 4분기 말('15년 3월 말)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은 573억원(현재 시가총액의 약 21%)을 보유한 만큼, 향후 배당을 이어가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지난해 실적과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기신정기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13.7배이다. 주가순자산배수(PBR)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14배와 8.3%이다. 순이익과 자본총계는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