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데이비드 드레먼의 '디스플레이텍'

드레먼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라"

데이비드 드레먼은 드레먼 밸류 매니지먼트의 대표로, 역발상 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역발상 투자와 관련된 많은 저서를 출간했는데 국내에도 '역발상 투자의 원칙'이란 드레먼의 저서가 출간돼 있다.

그는 자신의 요트에 '역발상'이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로 역발상 투자를 즐겨했다. 그는 사람들이 완전하지 않으며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고 생각해 역발상 투자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다. 드레먼은 애널리스트가 20분기(5년) 연속으로 기업 수익을 5% 이내로 예측할 확률은 140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드레먼은 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들은 실적 예측이 어긋나도 약간의 손해를 입지만 고평가된 성장주를 소유하면 실적 예측이 어긋날 때 훨씬 큰 손해를 입는다고 강조했다.

드레먼은 주가수익배수(PER) 혹은 주가순자산배수(PBR)가 시장평균보다 낮은 기업을 선호했다. 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5%를 넘는 기업은 제외했는데, 이는 지나치게 높은 ROE가 장기간 유지되는 게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선택 '디스플레이텍'

디스플레이텍은 드레먼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5.3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72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코스피 평균(PER 17.0배, PBR 1.14배)보다 낮다. 아이투자는 상장사 전체의 시가총액과 순이익 합계(적자기업 포함)를 기준으로 투자지표를 산정하고 있다. ROE는 13.54%로 25% 미만을 기록했다.

▷ LCD모듈 제조업체, 지난 1분기 수익성 개선

디스플레이텍은 1998년에 설립된 LCD모듈 제조업체다. 주력제품은 모바일용 LCD모듈이며, 이외 LCD모듈이 장착되는 태블릿PC, 내비게이션, 게임기용 모듈도 공급한다. 주요매출처는 삼성전자로, 모바일용 모듈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에 채용된다.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에 민감하며, 이동통신단말기의 수명주기가 짧을수록 LCD모듈의 수요가 증가한다.

디스플레이텍은 삼성전자로부터 개발 의뢰를 받은 후, 자체 설계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공급하는 ODM업체다. LCD판넬을 수입해 중국, 베트남업체에서 외주가공을 통해 LCD모듈을 제조한다. 따라서 단가인하에 대한 대응이 직접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하며 설비부담이 적다.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타 업체들이 OEM방식인 것과 차별된다.

디스플레이텍의 실적은 2012년, 2013년 급격하게 성장했다. 2011년까지 2000억원 내외를 유지하던 매출액은 2012년 2937억원을 기록한 뒤, 2013년 5353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1년 87억원에서 2012년 222억원을 기록한 뒤, 2013년 337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에 보급형 스마트폰용 LCD모듈을 본격적으로 납품한 덕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에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아닌 LCD를 채용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가 늘면서 디스플레이텍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

다만 지난 해에는 수출(전년비 -12%)과 내수(-61%)가 동시에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부진했다. 작년 2분기부터 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줄기 시작했다.



감소하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증가세로 돌아섰다. 디스플레이텍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1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 증가한 5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에 중저가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LCD모듈 생산량이 늘었지만, LCD모듈 판매가가 하락해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 1분기 LCD모듈 생산량은 1263만3000개로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한 반면, 판매가는 개당 29% 하락한 9410원을 기록했다.

다만 주요 원재료가의 하락폭이 LCD모듈 판매가 하락폭 보다 커 수익성이 개선됐다. 원재료 매입액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LCD 판넬(매입비중 25%)의 지난 1분기 단위당 가격은 3273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9% 급락했다. 그 다음으로 매입비중이 높은 BLU(9%)와 FPCB(5%)의 가격 역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 32% 하락했다. 이에 매출원가율은 ‘14년 1분기 95.4%에서 지난 1분기 93.6%로 낮아졌으며,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3.4%에서 4.6%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