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만호제강'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만호제강은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1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955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1342억원으로 시총의 141%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 로프 제조업체, 최근 수익성 개선

만호제강은 1953년에 설립된 로프 제조업체다. 주력제품으로 철제로프와 섬유로프가 있다. 철제 로프엔 와이어로프, 경강선 등이 있다. 와이어로프는 조선, 건설, 교량 등에 쓰이며, 경강선은 자동차와 전자 산업에 주로 이용된다. 섬유 로프는 어업, 특히 양식용으로 많이 쓰인다. 지난 ‘14년 7월부터 ‘15년 3월까지 매출 비중은 철제 84%, 섬유 16%다. 한편 만호제강은 6월 결산법인으로, 올 1월부터 3월까지가 3분기에 해당한다.



만호제강의 지난 3분기 연결 매출액은 5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3배 가량 급증한 23억원을 기록했다.

철제로프와 섬유로프의 매출액이 모두 감소했지만,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 3분기 철제로프 매출액은 4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며, 섬유로프 매출액은 같은 기간 9% 감소한 8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철제로프의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흑자전환 했으며, 섬유로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배 증가한 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배경엔 주요 원재료가 하락이 자리잡고 있다. 철제로프의 주요 원재료는 선재(WIRE ROD)로, 만호제강은 POSCO 및 중국, 일본 기업들로부터 선재를 구입한다. 또한 섬유로프의 주요 원재료는 합성수지(PP, EE)로 롯데케미칼에서 구입한다.

최근 철강 업황 부진과 유가 약세에 따라, 와이어로드와 합성수지의 가격이 내렸다. 지난 3분기 선재가격은 kg당 719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 하락했으며, 합성수지 가격은 kg당 1494원으로 같은 기간 17% 하락했다. 이는 3분기 누적, 반기 누적 기준 생산량과 원재료가로 역산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4년 3분기 0.2%에서 지난 3분기 4.0%로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