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리엄 밀러의 '서원인텍'

"수익성이 뛰어난 평균 이상의 기업을 매수하라"

윌리엄 밀러는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Legg Mason Value Trust)의 매니저로 1991년부터 매년 S&P 500(미국 주가지수)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밀러는 사업의 미래가치에 주목해 가치투자를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윌리엄 밀러는 기업의 수익성에 주목했다. 우선 영업이익률이 해당 업종에서 평균 이상인 기업을 골랐다. 그런 다음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를 넘고, 3년간 EPS(주당순이익)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 기업을 선별했다. 즉, 업종 내 경쟁력이 있고 절대적인 수익성도 좋은 기업을 찾은 것이다.

또한, 그는 배당수익률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당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에 가까운 기업을 매수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기업을 피하고 성장하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했다.

윌리엄 밀러의 선택 '서원인텍'

서원인텍은 밀러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연환산 기준(최근 4개 분기 합산 기준) 영업이익률은 6.4%로 핸드셋 업종 평균인 2.3%보다 높다.

올 1분기 연환산 기준 ROE는 21.4%, 5년간(2010~2014) 연평균 EPS 성장률은 22%로 각각 밀러의 투자 기준(ROE 15% 이상, EPS 성장률 10% 이상)을 만족한다.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과 자본총계로 ROE, EPS 성장률을 계산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3.88%로 밀러의 기준인 2%를 웃돈다. 

서원인텍은 지난 1983년 설립된 휴대폰 부품업체다. 과거 휴대폰용 키패드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으로 터치스크린 채택률이 확대되면서 관련 실적이 감소했다. 이에 서원인텍은 스마트폰 측면 키부품과 고무, 스폰지 소재 부품 등 부자재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부자재 53%, 키패드 21%, 액세서리 11%이다.

2013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던 이 회사 영업실적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올 1분기 10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고,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6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1% 줄어든 75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실적 성장의 동력을 제공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자, 그 역풍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서원인텍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계기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은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당초 갤럭시S6는 글로벌 IT 전문가와 언론사로부터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4월 10일 출시 이후 국내 언론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추정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단통법 실행으로 국내에서 신형 스마트폰의 구매가 감소한 점은 이 같은 여론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 해외 시장조사기관에서 낙관적인 판매량 전망치를 내 놓아 눈길을 끈다. 전일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 포인트는 "올해 삼성의 갤럭시S6·갤럭시S6엣지 판매량이 5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최고치인 갤럭시S4의 출시 첫해 판매량인 4500만대를 웃도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갤럭시S6는 지난 4월 10일 출시 후 같은 달 말까지 600만대"가 판매됐다. 이 시장조사기관은 "갤럭시S6엣지용 디스플레이가 충분히 공급됐더라면 판매량이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며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갤럭시S6엣지용 디스플레이 생산문제만 해결된다면 삼성이 올해 1위 스마트폰업체에 오를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갤럭시S6의 판매량은 2분기가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어서 당분간 판매량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갤럭시S6의 판매량 동향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괴리..왜?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2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한 반면, 순이익(연결 지배)은 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환율 상승으로 외환관련이익이 발생한 기저효과다. 지난 2013년엔 연간 외환관련이익(외환거래이익 + 파생상품이익 - 외환거래손실 - 파생상품손실)이 -15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24억원으로 전환했다. 서원인텍은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분기 말 환율이 전분기 대비 오르면 외환관련이익이 흑자를, 내리면 적자를 각각 손익계산서의 영업외이익에 반영했다.



▷ 배당금, 4년 연속 인상

서원인텍은 지난 2011년부터 배당금을 매년 인상했다. 주당 배당금은 2010년 50원에서 지난해 500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배당금과 전일 종가(1만2900원)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3.88%이다. 저금리 기조로 주요 은행의 1년 정기예금금리가 현재 1.6%대로 낮아진 터라 시중금리 대비 매력이 있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