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케빈 오보일의 '유아이디’

오보일 "단기 실적과 주가가 하락한 기업을 사라"

케빈 오보일은 회계사에서 투자가로 전직한 투자 대가다. 그는 대형 회계법인 '아서 영에서 애스터' 투자운용의 펀드매니저로 근무했었는데, 당시 메리디언 밸류 펀드를 맡아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냈다.

오보일이 찾는 기업은 최근 수익이 감소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기업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매우 근시안적이며 단기적인 경향을 너무 먼 미래까지 적용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업의 내재가치는 주가나 특정 사업의 수익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아 투자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오보일은 이익이 최근 3분기 연속 감소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한다. 그는 주가가 2분기째 이익이 감소한 후 폭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3분기째가 되면 기업의 문제가 고쳐지기 시작해 투자할 시기라고 본다. 오보일은 기업 실적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업종 내에서 경쟁력이 가장 강하고 재무 상태와 경영진이 건실하면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케빈 오보일의 선택 '유아이디'

케빈 오보일의 종목 선정 기준은 최근 주당순이익이 과거 3년 평균 주당순이익보다 적고, 현재 주가가 52주 고가 대비 40% 이상 하락한 기업이다. 단, 이익과 주가 하락에도 재무적으로 안전한 기업을 고르기 위해 부채비율 100% 미만을 조건으로 뒀다. 또한 영업이익률이 업종평균보다 높은 기업을 선정했다.

유아이디는 오보일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주당순이익(연결 지배지분 기준)은 302원으로 과거 3년 평균치인 846원보다 64% 적다. 전일 종가는 3660원으로 52주 최고가인 8100원보다 55% 내린 상태다. 지난해 4분기 말 부채비율은 34%로 100% 미만이며,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로 디스플레이장비 및 부품 업종 평균인 2%를 웃돈다.

유아이디는 ITO 코팅유리 및 PDP 필터를 제작하는 업체다. 1990년 유인정광으로 설립된 후 2000년 현재 명칭인 유아이디로 변경했다.

ITO 코팅유리는 투명성이 우수하고 전기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전극역할을 해 모바일 기기 등 디스플레이용 가전제품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유아이디에서 판매하는 구체적 제품으로는 STN, 터치패널, TSP, PLS 등이 있다. PDP필터는 PDP 패널의 보호기능, 색순도 보정, 근적외선 제거 등을 목적으로 적용되는 필터다.

지난달 15일에 발표한 유아이디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액은 70% 하락한 53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5억, 당기순이익은 –6억원으로 각각 적자전환했다.

전체적인 매출액 감소는 태블릿PC 시장의 축소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ITO 코팅 사업부문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중에서도 태블릿PC 비중이 가장 크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태블릿PC 출하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471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 삼성 등 주요 기업이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를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태블릿PC 부문을 포함한 ITO 코팅 사업부문 매출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그림] 태블릿PC 출하대수 추이

(자료: 아이투자, IDC)



PDP 필터부문 사업정지도 매출감소에 영향을 줬다. 유아이디는 PDP TV 생산 및 판매종료로 PDP 필터부문 사업을 중단했다고 지난해 12월 말 공시했다. 지난 1분기 PDP 필터부문 매출액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줄었다.

지난 1분기까지의 연환산 실적을 반영한 유아이디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64.1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7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