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제임스 깁슨의 '모베이스'

"잘 아는 기업에 집중투자 하라"

클리퍼 펀드의 매니저 제임스 깁슨은 집중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치 대비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을 찾은 뒤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깁슨의 포트폴리오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된다.

깁슨은 기업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시한다. 그는 투자하려는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전망은 어떤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깁슨은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진 회사가 이해하기 쉽다고 말한다.

깁슨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미덕이 인내라고 생각한다. 빨리 부유해지려는 생각이 오히려 손해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깁슨은 보유 주식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그리고 매입할 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으면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을 현금으로 보유하기도 한다.

제임스 깁슨의 선택 '모베이스'

깁슨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이고,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도는 기업을 선호한다.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 이하인 경우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본다. 재무건전성 확인을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 기업을 고른다.

모베이스는 깁슨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6%로 기준인 10%를 웃돌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4%로 15% 이상이다. 주가수익배수(PER)는 4.2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코스피 평균 PER 17.9배보다 낮다. 아이투자는 코스피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 합계에서 순이익(연결 지배지분) 합계를 나누는 방식으로 PER을 산정한다. 부채비율은 11%로 150%보다 낮아 재무 건전성 기준을 통과했다.

▷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 지난해 실적개선

모베이스는 1999년 설립된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다. 국내 본사를 거점으로 베트남, 태국, 중국에 3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본사와 베트남법인에선 휴대폰케이스를 제조·판매한다. 모베이스는 휴대폰 케이스를 전량 삼성전자에 공급하며, 베트남법인은 삼성전자의 베트남 진출계획과 함께 설립됐다. 중국법인은 노트북 및 넷북케이스를 제조해 삼성전자에 공급하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청산이 예정돼 있다. 태국법인은 TV외장부품 및 카오디오용 사출품을 제조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비중은 휴대폰 케이스 92%, 노트북 케이스 및 기타사출물 등이 8%다.

휴대폰 케이스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단일 납품처에 제품을 공급한다. 케이스를 통해 휴대폰 디자인 및 특징이 누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안이 중요하고 고객 다변화가 쉽지 않다. 모베이스는 제품을 전량 삼성전자에 공급하기 때문에, 실적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및 노트북 등의 판매량에 영향을 받는다.

모베이스는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연결 매출액은 3823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 증가한 424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법인의 휴대폰케이스 판매 증가가 실적성장을 이끌었다.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2853억원으로 전년대비 92% 급증했으며, 순이익은 같은 기간 22% 증가한 21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법인과 태국법인은 ‘13년에 이어 순이익 적자를 지속했다.



동종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은 부진한 가운데, 모베이스가 유일하게 실적이 성장해 눈길을 끈다. 모베이스는 베트남 생산 비중이 크고, 조립공정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실적이 차별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한 협력사들의 경쟁 심화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는 상태다.



▷ 지난 3월 무상증자에 따른 신주 상장

한편 모베이스는 지난 2월 10일 보통주 1주당 0.2007728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 결정 공시를 낸 바 있다. 무상증자란 기업의 자본 잉여금 또는 이익 잉여금의 일부를 자본금 항목으로 옮겨 주식 자본금을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늘어난 금액만큼 신주를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율에 따라 무상으로 신주를 배분하고, 권리락에 의한 주가조정이 발생한다. 즉, 무상증자시 발행기업은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는 것 외에 실질적인 자산의 변화는 없다. 다만 유통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유동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공시에 따르면 모베이스는 주식발행초과금 중 10억8000만원을 신주의 재원으로 썼다. 신주 발행수는 216만주이며 주당 액면가는 500원이다. 권리락은 2월 24일에 발생했으며 신주는 3월 17에 상장됐다. 이로써 모베이스의 총 주식수는 1296만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