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리스 와이츠의 '성우전자'

워렌 버핏과 친구 사이인 월리스 와이츠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와이츠 밸류 펀드'를 운용했다. 와이츠는 버핏과 투자 성향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와이츠는 시장가치에 비해 크게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포트폴리오를 집중시켜 보유했다. 그는 부채를 청산하고 난 후 경영진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총액에 초점을 맞췄다.

와이츠는 회사가 제품 가격에 대해 통제력이 있기를 원했다. 또한, 케이블 TV와 같은 지역독점 회사를 선호했다. 그는 자신의 최대 투자 실수는 경영진을 너무 믿거나 이해해 준 것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월리스 와이츠의 종목 선정 기준은 엄격하다. 순이익이 영업현금으로 잘 회수돼야 하고 3년간 꾸준히 이익이 성장해야 한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인 회사에 보수적으로 투자한다.

▷ 와이츠의 선택 '성우전자'

와이츠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30%이고,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 이상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큰 종목을 선호한다. 순유동자산(유동자산 - 유동부채)이 시가총액의 30%을 웃도는 것 또한 그의 종목 선정 기준 중 하나다.

성우전자는 와이츠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 3년간 EPS 성장률은 연평균 12%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ROE는 14.2%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0억원으로 순이익 103억원보다 많다. 순이익과 자본총계는 모두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순유동자산은 406억원으로 전일 시총의 62%에 해당한다.

성우전자는 휴대폰 부품과 광학기기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휴대폰 부품 84%, 광학기기 부품 9%이다. 휴대폰 사업의 주요 제품은 쉴드캔이다. 이 제품은 휴대폰 사용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해 단말기의 무선 감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지난해 4분기 이 회사의 연결 매출액은 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8.7% 증가한 30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4분기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 늘어난 1554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해 대부분 협력사들의 실적이 감소했다. 하지만 베트남 법인의 성장이 성우전자의 실적 선방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성우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성우비나유한책임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늘고, 순이익은 96% 급증한 36억원을 기록했다.

성우전자는 지난 2011년 1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베트남에 진출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공장 가동률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1년여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인 갤럭시S6의 판매량은 올해 성우전자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10일 글로벌 시장에 갤럭시S6를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면 성우전자의 실적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종전 1억2000만대에서 1억7000만대로 40% 가량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갤럭시S6 출시를 계기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다면 성우전자를 비롯해 베트남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성우전자는 시가총액에 절반을 넘는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성우전자의 순현금자산은(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355억원으로 전일 시가총액의 약 55%에 해당한다. 이 회사 순현금자산은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말 200억원 ~ 218억원을 유지하다, 지난 2013년부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성우전자는 최근 2년 연속으로 배당을 늘렸다. 주당 배당금은 지난 2012년 50원에서 지난 2013년과 지난해 각각 70원과 100원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배당금과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2.24%이다. 이는 1% 후반대로 낮아진 국내 주요 은행의 1년 정기예금금리를 웃도는 것이다.



성우전자의 지난해 실적과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PER은 6.2배다. PBR과 ROE는 각각 0.9배와 14.3%다.

한편, 지난해 성우전자의 순이익(연결 지배)은 103억원으로 41% 급증했다. 이는 환율 상승으로 외환관련이익(외환거래이익 + 파생상품이익 - 외환거래손실 - 파생상품손실)이 늘고, 종속기업투자손상차손이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성우전자의 종속기업투자손상차손은 19억3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6% 줄었다.

성우전자가 지분 77%를 보유한 성우앤아이티는 순이익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우전자는 해당 손실을 종속기업투자손상차손으로 손익계산서에 반영해 왔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성우앤아이티의 장부금액은 34억4300만원이다. 올해도 순이익 적자가 이어질 경우 손상차손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