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로널드 뮬렌캠프의 '아바텍'

뮬렌캠프 "평균 이상의 회사에 씨앗을 뿌려라"

뮬렌캠프 앤드 컴퍼니의 설립자인 로널드 뮬렌캠프에 따르면 투자는 농사를 짓는 것과 비슷하다. 좋은 작물을 기르면 풍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준에 맞기만 하면 어떤 규모의 회사라도 매입한다.

뮬렌캠프는 주식을 농사로, 채권을 땅으로 비유한다. 땅만 보유하는 것보다 작물을 키우 듯 주식을 소유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더 좋다고 말한다. 농장에서 작물이 매달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안겨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뮬렌캠프는 기후도 중요시한다. 투자의 기후를 파악하기 위해 전통적인 가치투자 분석에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을 감안한 자신의 모델을 사용한다. 그는 기후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한다.

뮬렌캠프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의 회사를 원하며 최고도 최악도 원하지 않는다. ROE가 25%를 넘는 최고의 회사들은 대부분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그는 최고 회사들을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다른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뮬렌캠프의 선택 '아바텍'

뮬렌캠프는 ROE가 꾸준히 15%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배수(PBR)가 2.5배 미만인 기업을 매수 대상으로 삼는다. 또한, 재무 건전성을 보기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지 확인한다.

아바텍은 뮬렌캠프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최근 ROE와 5년 평균 ROE는 각각 22.4%와 19.1%로 기준인 15%를 넘는다. 현재 PBR은 1.9배로 2.5매 미만이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도 17%로 기준인 '150% 미만'을 만족한다.

▷ LCD패널 식각 및 ITO코팅 공정 업체, 지난 4분기 실적 개선

아바텍은 2000년에 설립된 IT부품 제조업체다. 주력 사업은 식각공정 과 ITO코팅이다. 식각공정이란 디스플레이패널 유리를 얇게 만드는 작업이며, 식각공정 후 정전기 발생 방지를 위해 하는 작업이 ITO코팅이다. 아바텍은 이외에도 디스플레이 필터, 표면처리 외, 강화 Glass 등의 사업을 한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식각공정 과 ITO코팅이 77%, 디스플레이 필터 11%, 표면처리 외 8%, 강화 Glass가 3%다.



아바텍은 지난 4분기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지난 4분기 연결 매출액은 3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 증가한 108억원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사업부문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식각공정과 ITO코팅 사업부문 매출이 늘며 전체 실적이 개선됐다.

아이폰6/6+의 판매량이 증가해 식각공정과 ITO코팅 사업부문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바텍의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로,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LCD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하량의 50~70%가 아바텍의 공정을 거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의 지난 4분기 아이폰6/6+의 판매량은 역대 최대치인 745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아바텍의 식각공정과 ITO코팅 사업부문의 지난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한 322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아바텍이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3개월 내 리포트를 제출한 이베스트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이 예상한 컨센서스는 올해 연결 매출액 135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2%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344억원이다. 실적 증가의 근거로 애플의 꾸준한 판매량 증가세를 꼽았다. 또한, 아바텍이 태블릿PC나 자동차 내부에 사용되는 강화유리 사업을 준비중인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증권업계는 강화유리 시장진입에 성공할 경우 올해 매출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