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켄트 시몬스의 '조광ILI'

시몬스 "좋은 산업에 집중하라"

켄트 시몬스는 특정 산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즐기는 투자 대가다. 그가 운용하는 노이버거 포커스 펀드는 회사 약관에 6개 산업 내의 주식들만 보유하도록 돼 있다. 게다가 시몬스는 6개보다 적은 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는 성장률이 시장보다 높으면서 주가수익배수(PER)가 낮은 회사를 찾는다. 반면 장부가치 대비 낮게 거래되는 주식은 할인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시몬스는 시장에서 수익률이 좋은 주식들 대부분이 같은 산업에 속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가격이 매력적인 주식을 찾은 후 같은 산업 내에 똑같이 매력적인 주식이 있는지 확인한다. 시몬스는 개별 회사보다는 산업 전체에 집중한다.

시몬스의 선택 '조광ILI'

시몬스는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10%를 넘고,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 대비 낮은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배당수익률이 2% 이상이고,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부채비율이 150% 이하인 기업을 선호한다.

조광ILI는 시몬스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연환산 EPS는 ‘11년 4분기 298원 적자를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해 지난 4분기 570원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개 분기 합산) PER은 6.7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주식시장 평균 PER 17.7배 대비 낮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80원)기준 시가배당률은 2.1%로 2%를 넘어서고, 부채비율은 49%로 재무 건전성 요건도 만족했다. 투자지표와 시가배당률은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 특수밸브 제조업체, 지난해 실적 성장

조광ILI는 1968년에 설립된 산업용 특수밸브 제조회사다. 주력 제품은 안전밸브(SAFETY RELIEF VALVES)이며, 그 외 스팀트랩, 감압밸브 등을 생산한다.

안전밸브는 주로 증기, 가스 발생장치의 안전확보를 위해 사용하고, 유체의 압력이 기준치를 넘었을 때 자동으로 작동한다. 소형 보일러부터 압력용기가 쓰이는 원자로설비, 조선기자재, 플랜트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스팀트랩은 증기시스템에서 증기가 응축해 발생된 응축수를 자동 배출하고 증기의 누출을 막는 자동밸브이며, 감압밸브는 압력을 낮추는 자동조절밸브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안전밸브 69%, 스팀트랩 8%, 감압밸브 9%다.



조광ILI는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267억원으로 전년대비 2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2% 급증한 55억원을 기록했다. 안전밸브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안전밸브 매출액은 ‘13년 128억원에서 지난해 183억원으로 43% 증가했다. 스팀트랩, 감압밸브 매출액은 각각 15%, 11% 증가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지만 안전밸브 판매량이 늘어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중 매입비중이 가장 높은 주강(매입비중 36%)은 ‘13년 kg당 3200원에서 지난해 3757원으로 17% 상승했고, 안전밸브 판매가는 같은 기간 개당 29만7926원에서 30만7424원으로 3%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면 판매단가와 매출액으로 역산한 안전밸브 판매량은 4만3000개에서 5만9420개로 늘어, 38%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안전밸부의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전체 매출원가율은 ‘13년 66%에서 지난해 57%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연결됐다.

이런 흐름은 지난 4분기에도 이어졌다. 지난 4분기 연결 매출액은 10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17% 급증한 43억원을 기록했다. 안전밸브 매출액은 ‘13년 4분기 31억원에서 지난 4분기 82억원으로 167% 급증했다.

조광ILI는 수주잔고가 시차를 두고 매출액에 반영되는 흐름을 보였다. 즉, 수주잔고가 매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규 수주가 향후 실적 성장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25일 기준 수주잔고는 144억원으로 지난해 3월 대비 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