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터 슐로스의 '대창단조'

월터 슐로스(이하 슐로스)는 '저가주 사냥꾼'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자다. 좋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워렌 버핏과 달리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 100개 ~ 200개에 분산 투자했다. 그는 45년간 연평균 1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원금을 721배 불린 놀라운 기록이다. 워렌 버핏은 슐로스에게 '특급투자자(Super Investor)'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슐로스는 펀드를 운영하면서 탐방이나 최고경영자(CEO) 미팅을 하지 않았고,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했다. 그는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을 사서 5년 내 2배가 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45년간 지켜 탁월한 성과를 얻었다. 왜 버핏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하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버핏의 방법이 더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버핏이 특별한 것이고, 자신은 그 길과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슐로스의 선택 '대창단조'

슐로스는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8배 미만이고,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시가총액의 30% 이상이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봤다. 또한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유동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재무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대창단조는 슐로스의 투자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4분기 말 자본총계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은 0.79배로 0.8배를 밑돌고, 순운전자본은 696억원으로 시가총액의 67%에 해당한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전일 종가 기준이다. 유동비율은 412%로 200%를 초과하고, 부채비율은 19%로 100% 미만이다.

▷ 중장비 하부주행체 부품 업체, 지난 4분기 수익성 개선

대창단조는 건설중장비 부품 생산업체다. 주력제품은 중장비 하부주행체 부품인 링크, 롤러, 슈와 자동차 엔진 부품인 크랭크 샤프트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중장비부품이 89%, 크랭크 샤프트가 7%다.



중장비 하부주행체는 건설기계의 무게를 버티고, 엔진구동력을 전달해 기계를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한궤도로 불리는 띠 형태의 구조물이다. 대창단조는 하부주행체 구성품 중 링크, 롤러, 슈 등을 가공조립한다. 슈는 직접 지면과 맞닿아 추진력을 발생시키며, 링크는 장비의 운행을 위한 레일을 제공한다. 링크에 슈를 장착하면 무한궤도 띠가 만들어지며, 롤러는 무한궤도의 주행역할을 한다. 크랭크 샤프트는 자동차 엔진의 핵심부품으로, 엔진 내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중장비 부품 매출처는 현대중공업, 볼보그룹코리아 및 두산인프라코어 등이다. 볼보는 주로 유럽지역에, 현대중공업은 중국지역에 완성 굴삭기를 수출하고 있다. 크랭크샤프트의 매출처는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및 두산인프라코아 등이다.

대창단조는 ‘11년 실적 최고치를 경신한 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가, 지난 4분기 실적이 개선돼 눈길을 끈다. 지난 4분기 연결 매출액은 6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7% 급증한 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구조 별로 보면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분기 수출액은 4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반면, 내수 매출은 2% 감소한 19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철강 업황 부진으로 인한 원재료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중 매입비중이 가장 높은 합금강(매입비중 67%)의 경우 ‘13년 kg당 837원에서 780원으로 하락했다. 실제 사업보고서 내 비용의 성격별 분류에 따르면, 매출원가에 투입된 '원재료와 상품의 매입액 + 재고자산의 변동금액’ 비중은 ‘13년 4분기 42%에서 지난 4분기 38%로 줄었다. 이 결과 매출원가율은 90%에서 86%로 낮아졌고, 영업이익률은 4%에서 8%로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9월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대창중기와 부산금형은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종속기업 편입 후 각각 1억1000만원, 4200만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 재무 건전성과 풍부한 순현금

대창단조는 재무구조가 건전하며 현금성 자산이 많아 눈길을 끈다. 대창단조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9%, 유동비율 412%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미만, 유동비율이 100%이상인 경우 재무구조가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대창단조는 지난해 말 기준 386억원의 순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일 시총의 37%에 달한다. 순현금 덕에 대창단조는 지난해 약 8억7000만원의 순이자이익을 얻었다. 순현금은 기업확장 시 혹은 회사가 어려울 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창 혹은 방패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