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제임스 길리건의 '슈프리마'

길리건 "기업가치의 추세로 매수 시점을 파악해라"

제임스 길리건은 기업가치의 추세를 파악하는 투자 대가다. 길리건은 밴 캠펜 인베스트먼츠의 주식 운용팀과 60억달러에 이르는 펀드 자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길리건은 회사를 매 분기 지켜보며 수익을 검사한 후 기업가치의 추세가 바뀌는 굴절 시점에 주식을 매입한다. 지난 분기에 회사의 매출이 10% 줄었는데 이번 분기에 매출이 2% 감소했다면 길리건에게는 그 회사를 매수할 기회다.

길리건은 시장이 과거에 보아왔던 것들로만 주식의 가격을 매긴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무언가 좋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회사의 추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는 최고의 투자는 쓸모 없는 회사를 사는 것이 아니라 길을 잃었거나 인기가 떨어진 회사를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길리건은 기업의 수익과 마진을 중요한 지표로 사용한다.

제임스 길리건의 선택 '슈프리마'

제임스 길리건의 종목 선정기준은 최근 실적이 좋아지고 있으며 마진율이 좋고 재무가 건전한 기업이다. 최근 1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8%이상 15% 미만에 해당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 이상이어야 한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이 양수(+)를 기록하면 재무구조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했다.

슈프리마는 길리건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기업 중 회사다. 1년 단위 연평균 EPS 성장률은 2013년 3분기 -7%를 기록한 뒤, 2014년 3분기엔 13%로 증가했다. 지난 3분기 말 ROE는 10.5%이며, 부채비율은 5.5%로 100% 미만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은 56억원으로 총자산의 3.7%에 불과하고,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은 740억원이다. 순현금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684억원으로 전일 시가총액의 19%에 해당한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은 23억원 가량으로 양수(+)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지난 3분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 지문, 얼굴인식 솔루션 제조업체

슈프리마는 2000년에 설립된 바이오인식 기반 보안제품 및 솔루션 제조사다. 설립 초기 지문인식솔루션의 핵심인 알고리즘 기술로 시작해, 지문인식 모듈, 완제품, 시스템 등 바이오인식 보안솔루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슈프리마의 지문인식 국내시장 점유율은 60%다. 사업부문은 바이오인식시스템, 바이오인식솔루션, ID솔루션으로 나뉜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비중은 바이오인식시스템 47%, 바이오인식솔루션 14%, ID솔루션 33%다.

바이오인식시스템은 출입보안 및 근태관리 등에 사용된다. 바이오인식솔루션은 금고, 노트북, 도어락, 모바일뱅킹, ATM에 이용된다. ID솔루션은 공공부문에 주로 사용된다. 출입국 심사 시 지문감식 및 전자여권 판독에 사용되며, 전자주민증 본인 인증 시에도 채용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인식 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단계로, 2001년 9.11 테러이후 보안의식이 강화되며 성장했다. 바이오인식 기술은 보안성을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기존에 비밀번호, 카드, 인증서 및 신분증을 사용하던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으며, 시스템을 대체하는 방식이어서 인프라 구축 비용이 크지 않다.

슈프리마는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177억원을 기록했다. ID솔루션의 수출 증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ID솔루션 부문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1% 급증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운동 후, 부정선거 방지 목적으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사업보고서 내 수주현황을 보면, 이라크(1월), 이란(2월, 8월), 가나(4월), 앙골라(4월), 우간다(5월)와 전자주민증, 유권자 등록사업 관련 ID솔루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지난 4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 4분기 연결매출액은 1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 감소한 32억원을, 지배지분 순이익은 43% 감소한 12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공공수주가 둔화돼 매출실적이 감소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법인세 비용이 2013년 4분기 -4억4000만원에서 지난 4분기 18억원으로 증가해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는 슈프리마의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적성장 요인으로 신흥국 공공수주의 확대를 꼽았다. 슈프리마는 작년 말 코트라를 통해 오피스를 공급받아 브라질에 영업사무소를 열었다. 또한 올해 4월 중국 북경법인 설립이 예정돼 있다. 이에 남미와 아시아 지역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최근 모바일 결제 바이오인식 시스템 수요 증가에 발맞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관련업계는 올해 초부터 모바일 임베디드 모듈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 고객사 확보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