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퍼킨스의 '일지테크'

퍼킨스 "재무적으로 건전한 소형주를 사라"

버거 스몰캡 펀드의 매니저 로버트 퍼킨스는 소형주 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친구들과 선별된 고객들을 위한 작은 포트폴리오를 3500만 달러의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의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퍼킨스는 신문에 나온 신저가 리스트에서 유망기업을 찾는다. 그는 악재로 인해 회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들 중 장부가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거나, 장부가치보다 약간 비싼 회사를 주로 매입한다.

퍼킨스는 부채가 없고 현금이 많은 소형회사를 선호한다. 모든 사람이 찾는 대형주보다는 관심에서 멀어진 소형주에 더 많은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재무적 건전성을 갖춘 회사들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아도 재무안전성이 주가 하락에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퍼킨스의 '일지테크'

일지테크는 퍼킨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전일 기준 시가총액이 1810억원으로 2000억원 미만이다. 또한, 지난해 순이익(연결 지배)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6.5배로 자동차부품 업종 평균치인 7.4배보다 낮으며, ROE는 27%로 10%를 넘는다. 지난해 3분기 말 부채비율도 56%로 재무 건전성 기준(150%)을 통과했다. 아직 4분기 개별 재무제표를 발표하지 않아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수치를 사용했다.  

▷ 현대차에 차체부품 납품

일지테크는 자동차 차체를 구성하는 부품을 제조한다. REINF SIDE COMPL, DASH COMPL 등 각종 판넬류 차체부품 및 부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금형도 직접 생산하고 있다. 차체부품을 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납품처는 현대차그룹의 국내, 중국 공장이다. 일지테크는 지분 100%를 보유한 중국 자회사 '북경일지차과기유한공사'(이하 북경일지)를 통해 북경현대차에 납품하고 있다.

일지테크의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고, 영업이익은 133% 급증한 29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은 143% 뛴 278억원이다.



일지테크의 중국 자회사인 북경일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경일지는 지난 2011년 설립된 이후 2012년 6월부터 현대차의 북경 3공장에 아반떼, 싼타페 등의 차체부품을 납품해왔다. 북경현대차의 자동차 판매량이 늘면서 북경일지의 실적도 늘었다. 북경일지의 매출액은 2012년 382억원에서 2013년 1109억원으로 189% 급증했고, 순이익은 2012년 적자를 기록한 뒤 2013년 흑자 전환해 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경현대차의 자동차 판매량은 85만대에서 103만대로 증가했다.

중국 자회사 성장으로 인한 실적 성장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북경일지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98억원으로 2013년 매출액을 뛰어 넘었고, 순이익은 60억원을 기록해 전년 연간치(75억원)의 80%를 달성했다. 일지테크의 4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와 7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북경일지는 지난해 4분기도 실적 호조를 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