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액면분할 추진...영향 받을 곳 살펴보니

한국거래소가 주식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가가 높거나 거래량이 적은 상장사들에 액면분할 등을 주문했다. 이에 영향을 받을 기업을 아이투자(www.itooza.com)에서 뽑아봤다.

▷ 주가 50만원 이상 ‘황제주’는 13곳

주가가 50만원을 넘는 곳은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13곳으로 나왔다. 이 가운데 액면가가 소액인 곳은 NAVER가 유일했다. 나머지 기업은 모두 액면가가 5000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발행주식수도 모두 적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이 상장사 평균 발행주식수인 3941만주를 밑돌았다. 그나마 NAVER의 경우가 3296만주로 비슷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상장사 평균 거래량을 하회했다. 올해 초부터 전일까지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일평균 거래량은 41만9620주다. 황제주 가운데 거래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23만5932주를 기록했다. 태광산업의 경우 일평균 거래량이 405주에 불과했다.

▷ 유동성 낮은 고가 기업은 한국쉘석유 등

유동성이 낮은 고가 기업으로는 한국쉘석유, 오뚜기, 고려아연 등 13개 기업이 나왔다. 우선 액면가가 최고가인 5000원인 기업을 대상으로, 발행주식수와 일평균거래량이 상장사 평균 미만인 기업으로 한정했다. 이런 기업 가운데 주가가 20만원 이상인 기업으로 추렸다.



한국쉘석유의 경우 발행주식수가 130만주에 불과하다. 상장사 평균치의 3%에 불과하다. 주가도 47만9000원으로 거의 50만원에 가깝다. 일평균거래량은 2800주로 매우 낮다. 오뚜기 또한 주가가 47만4000원으로 50만원에 가까우며, 발행주식수와 일평균거래량은 상장사 평균치의 한참 못 미친다.

▷ 액면분할은 호재로 작용

액면분할은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낮춰 총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뜻한다. 주식의 수만 늘어나는 것으로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주식 수가 늘어나 거래량이 이전보다 많아질 경우,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액면분할은 보통 시장에서 호재로 본다.

최근 2년간 주식분할 후 재상장까지 한 기업은 NICE평가정보, 키이스트 등 17곳이다. 이 가운데 10곳(59%)가 주식분할 후 재상장한 당시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일 종가 기준 11곳(64%)의 주가가 올랐다. 평균 주가상승률은 29%다.



▷ 기업 반응은 글쎄

20일 한국거래소는 액면분할 활성화 촉진 조참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삼성전자 등 38개 기업이 참석했다. 하지만 언론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에서는 ‘아직 검토해본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액면분할에 대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회사 기업가치에 어떻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중”이라면서 “심리적인 효과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이것이 기업 장기적인 가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신희철 아모레퍼시픽그룹 상무도 “1년 사이 급격하게 주가가 상승한만큼 액면분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지속적으로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로, 다각적인 고려를 통해 연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서래 수수료 할인이나 양도주식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