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투자자가 현대미포조선의 지분을 취득해 눈길을 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사우디아라비아통화국은 현대미포조선의 지분을 5%이상 취득했다고 신규 보고했다. 지난 8일 기준 145만2464주를 보유해 지분율 7.26%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통화국이 현대미포조선의 지분을 대량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최근 현대미포조선의 주가는 부진하다. 지난해 연초 19만원 부근에서 거래되다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전일 6만79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이 기간 동안 주가는 64% 낮아졌다.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1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606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증권업계는 올해 현대미포조선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추정한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1599억원으로 지난해 실적 추정치 대비 6% 크고,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수치다.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수주영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미포조선은 상선시장 부진에 소극적인 수주전략이 더해지며 실적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턴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을 중심으로 수주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 2012년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6조534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7조6885억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적극적인 공사손실충당금 반영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233억원에 이르는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했다. 유안타증권은 수주잔고의 5%에 이르는 공사손실충당금 반영으로 기존 적자공사들의 적자규모가 감소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공사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2013년 상반기 수주한 적자공사들이 올해 매출액에 상당수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흑자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인해 현대미포조선의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7배로 지난 2011년 0.6배, 2009년 0.62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한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1975년 설립된 중형선박 전문 조선소다. 설립 초기에는 선박 개조와 수리에 주력했으나 1990년대 후반 선박 건조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화학제품운반선, 중형 컨테이너선 등을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