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DRB동일, 외국인·기관 쌍끌이...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DRB동일을 동반 순매수하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가 120% 급등한 상황에서 진행된 행보라 눈길을 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2개월간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 13만6251주(지분 0.8%)를, 기관은 20만1913주(1.2%)를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5월 말 매도로 돌아선 후 3개월 만에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고, 기관은 최근 들어 매수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올 들어 앞선 8개월간(1.1~8.20)간 기관이 사들인 주식은 총 13만8619주(0.8%)로 최근 2개월치에 못 미친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DRB동일의 이익 성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DRB동일의 매출액은 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 증가한 57억52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에도 원재료 매입비용 절감으로 매출원가율이 낮아진 덕에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최근 분기도 매입원가 절감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원재료인 합성고무와 천연고무의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합성고무 가격은 2011년 이래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금호석유에 따르면 올해 반기 합성고무 가격은 톤당 190만4000원으로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3분기 들어서도 업황엔 의미 있는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은 "고무 시황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회복세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업계 내 공급과잉이 지속돼 단기간에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친 것이다.

천연고무 가격도 하락세다. 한국수입업협회에 따르면 천연고무 수입가는 지난 3분기 톤당 평균 1918.6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11.3%, 전년 동기 대비 27% 내렸다.
 
원재료 가격은 내린 반면, 고객사의 판매호조로 제품 수요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144.8만대를, 기아차가 12.8% 증가한 71.1만대를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DRB동일의 순이익(연결 지배지분)은 전년 동기 대비 54% 급증한 170억원으로 규모와 증감률 면에서 모두 개별 기준 순이익을 웃돌았다. 상반기 개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감소한 59억7300만원이다.  

하반기도 이 같은 형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동일고무벨트(지분율 44%)는 DRB동일과 주요 원재료가 같아 원가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또한, 중국 청도법인(지분율 100%)의 빠른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이 법인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65억27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치인 69억원에 근접했다.

DRB동일은 동일벨트에서 2012년 7월 분할된 회사다. DRB동일은 본업 외에도 산업용 로봇, 2차전지, 투자관리 부문 자회사도 보유한 사업지주회사다. DRB동일의 주력 제품은 비히클실링이다.

비히클실링은 자동차 후드, 차문,창틀, 트렁크 등의 틈새에 장착된다. 물과 먼지, 소음 등이 차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차량 운행시 진동도 줄여준다. 자동차 창문을 부드럽게 열고 닫을 수 있는 것도 비히클실링 덕분이다.

이 회사의 현재 PER은 8배이다. PBR과 ROE는 각각 1.25배와 15.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