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로버트 퍼킨스의 '동아화성'

퍼킨스 "재무적으로 건전한 소형주를 사라"

버거 스몰캡 펀드의 매니저 로버트 퍼킨스는 소형주 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친구들과 선별된 고객들을 위한 작은 포트폴리오를 3500만 달러의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의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퍼킨스는 신문에 나온 신저가 리스트에서 유망기업을 찾는다. 그는 악재로 인해 회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들 중 장부가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거나, 장부가치보다 약간 비싼 회사를 주로 매입한다.

퍼킨스는 부채가 없고 현금이 많은 소형회사를 선호한다. 모든 사람이 찾는 대형주보다는 관심에서 멀어진 소형주에 더 많은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그는 재무적 건전성을 갖춘 회사들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아도 주가 하락에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퍼킨스의 선택 '동아화성'

퍼킨스는 시가총액 2000억원 미만의 소형주 중에서 주가수익배수(PER)가 업종평균 이하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인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채비율이 150%를 초과하는 기업은 제외한다.

동아화성은 퍼킨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6일 기준 시가총액이 938억원으로 2000억원 미만이다. 또한 최근 4분기 합산(2014년 2분기 연환산)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6.4배로 업종(자동차부품) 평균치인 15.6배보다 낮으며, ROE는 21.4%로 10%를 넘는다. 2분기 말 부채비율도 53%로 재무 건전성 기준을 통과했다.

▷ 자동차, 가전용 고무부품 제조회사

동아화성은 지난 1974년 설립돼 2001년 상장한 회사다. 국내외 6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차 및 가전제품용 부품을 생산한다. 자동차 엔진오일의 누유를 방지하는 고무 부품인 가스켓(GASKET), 드럼세탁기의 진동흡수 및 누수방지 역할을 하는 도어 가스켓(DOOR GASKET)이 주력 품목이다. 자동차용은 부품은 현대기아차, 모비스 등으로 공급되며, 세탁기용 부품은 LG전자, 동부대우전자와 일본 샤프, 도시바 등에 납품한다. 각각의 부문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동아화성은 사업 확장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02년 인도법인을 시작으로 2003년 중국, 2005년 러시아, 2010년 멕시코, 2011년 폴란드, 올해엔 일본법인을 순차적으로 설립했다. 중국 자회사의 지분율은 92%이며 나머지는 모두 100% 자회사다. 과거 자회사의 적자로 인해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차입금을 늘리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 비중이 높아졌으나 최근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동아화성의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지난 2011년 동아화성의 자회사 합산 순손실은 총 -63억원이었으나 이듬해인 2012년엔 31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지난해엔 62억원의 흑자로 개선세를 이어갔다. 여기엔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는 관계기업인 삼성화학의 지분법 손익도 포함됐다. 증권가는 동아화성의 해외법인이 신규 거래처 확보를 통해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 개선과 더불어 동아화성의 차입금은 과거 최고 405억원(2012년 1분기)에서 168억원(2014년 2분기)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비중은 40.9%에서 17.3%로 낮아졌다.



최근 실적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동아화성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연결 기준)은 9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줄었고,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2% 감소했다. 반면 지배지분 순이익은 72억원으로 2%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