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서흥, 기관 매수...'이익회수기' 주목?

기관투자자가 캡슐 제조사 서흥의 주식을 매수해 눈길을 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올 들어 서흥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지난 1월 2일부터 전날까지 기관이 사들인 누적주식수는 41만9200주로, 발행주식수의 3.6% 규모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 지분을 5% 이상 확보한 큰손투자자는 국민연금(지분율 10.27%), 트러스톤자산운용(7.45%) 등이 있다.

주가도 오름세다. 15일 오전 9시 59분 현재 전일 대비 2.7% 오른 4만4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엔 역대 최고가인 4만8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흥은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를 마무리하고 이익회수기에 진입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이 개선세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 1분기 서흥의 연결 매출액은 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32% 늘었고, 지배지분 순이익은 50억원으로 51% 증가했다.

올해 연간 실적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서흥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788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5%, 36% 늘어난 것이다.



올 1분기 실적은 주력 제품인 하드캡슐(매출 비중 35%)이 이끌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하드캡슐의 생산능력은 75억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0억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생산실적이 70억9500개로 19% 늘면서 가동률은 92% 수준을 유지했다.

판매단가도 올랐다. 1분기 하드캡슐의 평균 판매단가는 개당 4.7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가격과 마진이 높은 식물성 하드캡슐의 판매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식물성 하드캡슐은 하드캡슐의 재료로 주로 사용되던 젤라틴(동물성 단백질) 대신 식물성 성분으로 제작한 제품이다. 알러지 유발 등의 부작용이 낮고 종교·문화적 이유로 동물의 부산물을 섭취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흥은 2009년 말부터 최근까지 16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해 충청북도 오송생명과학단지로의 이전·증설을 진행했다. 주력 제품인 하드캡슐의 설비가 가동률이 100%에 육박한 가운데, 인구 고령화와 웰빙 문화 확산으로 건강식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캡슐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번 증설이전으로 서흥의 생산능력은 종전 대비 약 60% 가량 확대됐다. 하드캡슐 생산 장치가 28대에서 45대로, 소프트캡슐 성형기가 13대에서 16대로 각각 늘었다.

서흥은 올해 오송공장을 안정화시키고, 2015년엔 베트남 증설(15대→25대), 2016년엔 본사의 식물성 캡슐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서흥캅셀은 지방이전에 대한 법인세 특례로 향후 10년간 법인세가 절감(7년간 100%, 3년간 50% 면제)되며,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설비를 갖추게 돼 매출처 확대가 수월케 됐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올 1분기 포함)을 반영한 서흥의 주가수익배수(PER)는 40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84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1%다. 증권가가 예상한 올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98% 성장한 242억원이다. 이를 반영할 경우 PER은 23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