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동일산업, 외인 지분 확대...주목한 매력은?

외국인이 봉강·합금철 제조사 동일산업 지분을 매입해 눈길을 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동일산업 지분을 늘리고 있다. 연초(1월 2일 기준) 7.77%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올라 전날 10.42%를 기록했다.

주가도 상승했다. 전날 종가는 5만2600원으로 연초 대비 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2%를 4%P 웃돌았다.



외국인은 동일산업의 저평가 매력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동일산업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 아래에 머물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275억원으로, 지난 1분기 말 순운전자본인 1896억원의 67% 규모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인 동시에 투자 대가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매수 조건을 부합하는 것이다.

순운전자본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값이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이자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순운전자본을 적정 가치로 보고, 시가총액이 그보다 아래에서 거래되면 저평가 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그레이엄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의 67% 이하에 거래되면 매수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매수 후 2년이 지나거나, 수익률이 50% 이상이면 주식을 매도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동일산업은 유동자산 대부분이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으로 이뤄져 있다. 올해 1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1111억원으로, 자산총계의 31%를 차지한다. 회사가 벌어온 돈 대부분을 현금으로 쌓았기 때문이다. 10년 전(2003년) 304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올 1분기 2889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당좌자산은 146억원에서 1719억원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동일산업은 올 1분기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 15일 내놓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일산업의 1분기 매출액은 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8억2200만원으로 18% 늘었고, 순이익은 34억4300만원으로 147% 급증헀다.

제품가 상승과 원재료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마진이 개선됐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주력 제품인 봉강의 평균 판매단가는 톤당 84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올랐다. 주강품 가격도 318만5000원으로 5.9% 상승했다. 반면 주요 원재료인 빌릿(Billet) 가격은 톤당 74만4000원으로 2.2%, 와이어로드(WIRE ROD) 가격은 113만7000원으로 3% 내렸다.

순이익 규모가 영업이익보다 큰 것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이자수익으로만 12억5800만원을 벌어들였다.

1분기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3.7배에서 11.3배로 내려간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42배에서 0.41배로 소폭 하락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에서 3.7%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