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기용 모니터를 생산하는 두 기업이 엇갈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텍은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 7일 내놓은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81% 줄었고, 순이익은 12억8300만원으로 71% 감소했다.

반면 경쟁사인 토비스는 올 1분기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하나대투증권은 전날 토비스의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022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12%씩 개선된 규모다.



▷ 토비스, 신제품으로 실적 차별화

코텍의 실적이 감소한 것은 주력 제품인 카지노 게임이용 모니터 매출이 부진한 탓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1분기 카지노 모니터 매출은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스베이거스의 투자가 축소되면서 카지노 게임기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기용 모니터 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코텍은 글로벌 카지노 게임기기 제조업체인 IGT사, WMS사 등을 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로 인해 라스베이거스 업황에 안좋으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라스베이거스가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카지노 모니터 수요도 정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세계 2위 기업인 토비스는 업황 부진 속에서 실적 차별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신제품 덕분이다. 토비스는 지난 2월부터 카지노 게임기용 곡선(Curved) 모니터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게이밍 엑스포(G2E)'에선 토비스의 곡선 모니터가 채용된 슬롯머신이 최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기존 모니터의 경우 수요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곡선 모니터는 신규 게임기에 채용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곡선 모니터는 기존 제품 대비 마진율이 높고, 전 세계에서 토비스만이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곡선 모니터는 제품명 그대로 디스플레이가 휘어진 형태의 제품이다. 수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양산을 위해선 그만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제품 생산도 어려운 데다가 토비스가 관련 기술에 대해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 진입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 코텍, 신사업 부문 유리?

하지만 토비스의 신규 사업인 터치스크린패널(TSP) 부문은 최근 실적이 부진하다. 지난해 4분기 토비스가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이 부문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판매 부진과 재고조정 영향도 있지만, 기술적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토비스는 커버유리일체형(G2) 터치스크린패널(TSP)를 만든다. G2는 TSP를 더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선진화된 기술이다. 하지만 불량률이 높아 범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선 샌드위치 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를 쓰고, 중저가 시장에서 필름타입(GFF) TSP가 주로 채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향후 TSP 업체들은 G2 TSP 생산설비를 개조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거나 사업을 포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텍은 신사업인 전자칠판용 모니터가 매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전자칠판 모니터 매출은 2012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러닝 확산에 힘입어 전자칠판 부문 매출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코텍은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한 캐나다 스마트(Smart)사에 전자칠판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회사는 처음으로 70인치 전자칠판을 개발했으며, 2012년 7월엔 55인치 제품도 판매에 들어갔다. 또한 전자교탁용 모니터와 멀티터치테이블도 개발이 완료돼 지난해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