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가온미디어, '큰손'의 지분 확대...배경은?

대표적인 가치투자 자문사 VIP투자자문이 가온미디어 보유 비율을 확대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VIP투자자문은 가온미디어 지분율을 6.83%에서 8.19%로 높였다고 전일 공시했다. 세부 내역을 보면 지난해 11월 8일부터 지난 8일에 걸쳐 장내 매매를 진행했고, 보유주식수는 71만8000여주에서 87만2000여주로 15만3462주 늘었다. 주당 매수 단가는 5000원~6000원대다.

이 같은 행보는 가온미디어의 낮은 주가수익배수(PER) 수준과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온미디어는 지난 2012년 인터넷 기반의 TV(IPTV)를 국내 주요 방송사업자 스카이라이프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엔 해외 대형 사업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2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5억원으로 70% 늘었다.

회사의 주력제품은 위성, 케이블, 지상파 방송을 수신해 TV화면 신호로 전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셋톱박스다. 최근 IPTV 시장이 확대되면서 인터넷에 연결해 IPTV를 시청할 수 있게 하는 IP하이브리드 및 스마트박스, 게이트웨이제품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과거 회사는 중소형 업체 위주로 제품을 공급했으나 대형 통신사업자 유치에 주력했고, 신규 대형사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매출의 20% 수준이던 대형사업자 비중은 지난해 65%로 확대됐고, 올해엔 75%로 높아질 전망이다.

셋톱박스 시장은 수요자인 고객이 직접 구입해 설치하기보다는 방송을 제공하는 통신사업자와 계약한 뒤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설치해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즉, 대형 사업자를 확보하게 되면 수량 측면의 확대 뿐 아니라 안정적인 판매처도 갖추는 셈이다.

오는 6월 열리는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남미 시장은 정부 주도하에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가온미디어는 올해 스페인과 중남미의 최대 통신사인 텔레포니카, 브라질 대형 방송통신사인 Oi, 멕시코 최대 통신사 텔맥스 등에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따라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가 전망한 가온미디어의 올해 매출액은 3200억원, 영업이익은 142억원이다. 각각 전년보다 11%, 1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3% 많다. 이를 반영한 PER은 5.7배다. 



한편, 회사의 미상환 전환사채와 미행사 신주인수권은 투자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환가능 주식수는 120만주, 행사가능 주식수는 110만주다.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은 5700원대로 현재 주가(5680원, 11일 오전 10시 20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두 행사된다면 주식수가 종전보다 230만주 가량 늘어난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21.5%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