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유한양행, 트러스톤이 ‘신규’ 취득...배경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유한양행을 신규 보유해 눈길을 끈다. 13일 오전 9시 56분 현재 유한양행은 전일보다 1.0%(2000원) 내린 1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트러스톤은 유한양행 주식 59만3279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5.32%가 됐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이 유한양행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세부변동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6일 55만9076주를 보유하게 되면서 보고 의무가 발생했고, 이후 3거래일 연속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 단순 평균한 매수단가는 19만5014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다소 비싼 수준이다.

트러스톤은 유한양행의 실적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액은 9316억원으로, 2012년보다 22% 늘었다. 영업이익은 84% 증가한 55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실적이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4분기 매출액(2582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3%, 영업이익(199억원)은 153%를 기록해 연간 증가율을 모두 앞섰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2년 여 만에 7%를 넘겼다. 신규로 도입한 약품인 트라젠타(고지혈증치료제), 비리어드(B형간염치료제)의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특히 신규 도입 약품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판관비 증가율이 낮아진 것도 수익성 개선에 한 몫 했다. 같은 기간 판관비(510억원)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7%에 그쳤다. 특히, 판매촉진비(78억원)와 광고선전비(73억원)가 각각 1%,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용료및수수료(36억원)와 잡비(9억원) 등은 각각 9%, 39% 줄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유한양행의 판관비율은 20%로 전년 동기 대비 4%P 낮아졌다.

매출원가는 36% 늘어난 1788억원을, 연구개발비는 24% 증가한 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매출원가율은 69%로 전년 동기 대비 1%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3%로 1%P 낮아졌다.

다만, 유한양행의 연결 지배기준 순이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7% 늘어난 221억원을, 지난해 순이익 또한 7% 증가한 864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배당금수익이 줄었고, 지분 9%를 보유한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하락으로 장기투자자산 손상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유한양행의 주가수익배수(PER)는 24.5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71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0%로 비슷한 수준이다.

회사가 발표한 지난해 매출액은 증권사 추정치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밑돌았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가 예상한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 평균치는 9238억원, 영업이익은 736억원이다. 유한양행이 발표한 매출액은 증권사 추정치보다 1%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24% 하회했다.



이런 가운데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6일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약 12% 늘어난 1조4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유로는 주요품목 매출 증가 및 원료의약품 신제품 수출 증가를 꼽았다. 증권업계도 신규 도입한 약품인 트라젠타, 비리어드 등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이 늘어나면 고정비 성격이 강한 판관비율이 낮아지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많다. 이는 자회사 덕분이다. 특히, 유한킴벌리의 영향이다. 유한킴벌리의 지분법손익은 전체 지분법손익의 92%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