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덕양산업, 또 폭탄배당.. "주주님, 당황하셨어요?"

덕양산업이 지난해 배당수익률 20%를 상회하는 배당을 결정했다. 이른바 폭탄배당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덕양산업은 지난해 배당금이 주당 3876원으로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20.6%다. 시중금리가 2% 수준임을 감안하면 주주들에게 두둑한 수익을 안긴 셈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2013년 연간 배당수익률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덕양산업을 제외하면 영풍제지가 10.4%로 10%를 넘어서는 유일한 회사다.

심지어 연간 순이익 규모도 넘어선다. 주당 배당금과 유통주식수를 곱해보면 배당 총액은 125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13억원의 10배 수준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덕양산업의 이익잉여금은 189억원으로 회사는 순이익을 전부 배당으로 지급하고도 이익잉여금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게 되는 셈이다.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은 이익잉여금 수준에 좌우된다. 회사가 설립 이래 벌어서 쌓아둔 금액 내에서 배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연간 순이익 이상의 배당이 가능하다. 덕양산업은 지난 2011년에도 순이익 70억원의 2배를 상회하는 160억원 규모의 배당을 지급한 바 있다. 2012년에는 순이익 41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2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2011년 35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89억원으로 줄었다. 회사의 내부 현금도 마찬가지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금액은 지난 2011년 703억원에서 2012년 528억원으로 줄었고, 작년 3분기 말에는 355억원으로 낮아졌다.



일부에선 이를 놓고 외국계 대주주의 투자자금 회수라는 의견도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데다 회사의 최근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년만에 폭탄배당이 다시 이뤄진것도 특징적이다.

덕양산업은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 1977년 설립됐고, 1999년 기술력 확보를 위해 비스테온과 자본제휴를 했다. 당시 비스테온이 지분 51%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최대주주는 헝가리 국적의 VIHI.LLC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포드에서 분리돼 설립된 자동차 부품사 비스테온의 100% 자회사다. 따라서 배당의 절반은 비스테온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이밖에 덕양산업 윤성희 부사장도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덕양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8366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줄었고,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전년도에도 -1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같은 부진의 원인으로 현대차 등 주요 매출처의 파업을 꼽았다. 조업일수가 감소해 제품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순이익은 13억원으로 68% 감소했다. 이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45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