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한전 '두 아들'의 엇갈린 실적...왜?

한국전력의 두 자회사가 엇갈린 실적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한전KPS는 개선된 반면 한전기술은 부진했다. 각 회사별 일감 변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발표된 한전KPS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은 33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89%, 102% 증가한 801억원과 6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였던 영업이익 549억원과 순이익 457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증권가는 있따라 목표가를 상향하는 등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4분기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는 발전설비용량 증가에 따라 일감(경상정비 물량) 증가와 단가인상이 꼽혔다. 메리츠종합금율증권은 2012년엔 4분기에 반영됐던 임금인상 정산분이 지난해엔 3분기에 반영됐던 점도 4분기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와는 달리 한전기술은 일감 축소로 작년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4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했고, -74억원의 영업손실과, -32억원의 순손실을 보인 것. 국내 원자력 발전소 발주가 지연되면서 수익성 높은 국내 원전 용역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수익성 낮은 공사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는 전일 공시에서 용역매출이 1185억원 감소했고, 공사매출은 884억원 줄어 전체 매출이 감소했으며 신규 대형 용역사업의 계약지연과 매출원가율이 높은 공사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전기술은 연간으로도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7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8%, 74% 감소한 338억원과 344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예상치인 영업이익 583억원, 순이익 565억원 에도 못미쳤다. 증권가는 이날 일제히 한전기술의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를 낮춰 잡았다. 



▷ 한전기술 발전소 건설, 한전KPS 발전소 유지보수에 주력

두 자회사는 모두 한국전력이 지분 70% 이상(한전KPS 70%, 한전기술 74.86% -작년 3분기 말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모회사 한국전력을 바탕으로 과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각자의 사업 영역은 상이하다.

한전KPS는 발전설비 정비 사업이 주력이다. 건설돼 가동중인 발전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화력발전소 정비시장의 65%를 담당하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92%를 점유한다. 따라서 매년 꾸준한 매출이 발생한다. 최근 전력난으로 인해 발전설비 용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신규 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가 계획돼 있어 향후에도 꾸준한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한전기술의 경우 발전소 건설 사업이 주력이다. 국내 원자력 발전소 설계의 경우 100% 독점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수주를 확보한 바 있다. 또한 화력발전소 설계 및 플랜트 설치 공사도 담당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의 54%를 원자력 발전소 설계 용역으로 올렸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일본 원전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이 위축됐고 국내에서도 프로젝트가 지연됨에 따라 타격을 받았다.

▷ 2014년 실적 모두 개선 기대, 증가율...한전기술이 더 높아

올해 연간 실적은 어떨까. 증권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는 한전기술과 한전KPS모두 올해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전기술의 실적 개선폭이 컸는데 매출은 96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0% 이상 증가세가 전망됐다. 지연된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 매출이 올해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예상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한전기술이 20.3배, 한전KPS가 16.5배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