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족보] 유통주, 눈높이 낮아지는 까닭은?

최근 증권가에서 주요 유통업체의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2월 들어 투자의견이 종전보다 낮아진 기업은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쇼핑이 있다. 투자의견은 유지됐으나 목표가를 하향한 종목까지 포함하면, GS리테일, 롯데하이마트가 추가된다. 모두 증권가가 눈높이를 낮춘 종목인 셈이다.

지난 5일 MHC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CJ오쇼핑의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더불어 HMC투자증권은 목표가도 종전 48만원에서 42만원으로 낮췄다. 6일에는 리딩투자증권이 현대홈쇼핑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롯데쇼핑의 목표가 하향은 이날 SK증권과 동부증권이 제시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의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뚜렷한 공통점은 없어 보인다. 롯데하이마트와 GS리테일은 지난해 연간으로 10%이상 개선된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현대홈쇼핑은 영업이익이 5% 감소했다. 롯데쇼핑과 CJ오쇼핑은 전년 수준의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 

[표] 최근 눈높이 낮춘 유통업체 2013년 실적

종목명	매출액	증감(%)	영업이익	증감(%)	순이익	증감(%)	비고
롯데하이마트	35,190	9%	1,848	14%	1,291	86%	연결
GS리테일	47,086	8%	1,551	10%	1,190	-4%	연결
롯데쇼핑	282,117	13%	14,853	1%	8,855	-24%	연결
CJ오쇼핑	25,135	26%	2,588	-1%	1,618	-14%	연결
현대홈쇼핑	7,999	5%	1,448	-5%	1,955	88%	개별

*증감(%)은 전년 대비, 단위는 억원
자료: 아이투자, 전자공시

따라서 이같은 눈높이 하향은 유통업 전반의 영업환경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하나대투증권의 유통업(컨슈머) 보고서도 같은 맥락이다. 이 증권사 박종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유통 구조가 온라인화 됨에 따라 유통업체들이 구축하고 있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마진도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하며, 중간 유통업체들이 위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 직구 시장의 성장, 이케아, 아마존과 같은 세계적인 유통업체가 국내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국내 유통업계의 경쟁이 심회되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브랜드력이 높은 업체들은 이런 가운데서도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상 실적은 어떨까. WiseFn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가 예상한 올해 실적 평균은 롯데쇼핑의 경우 전년 대비 17% 늘어난 1억7341억원의 영업이익이, CJ오쇼핑은 15% 늘어난 2969억원의 영업이익이 각각 예상됐다. 롯데하이마트, 현대홈쇼핑, GS리테일도 모두 10% 넘는 이익 성장이 전망됐다. 투자의견을 낮추고 목표가를 내린 것과는 대비된다.

종합해보면 시장 변화에 따른 우려감을 반영해 투자의견과 목표가는 낮춰 잡았지만 당장 이들 업체가 실적 악화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표] 관련 기업 2014년 예상 실적

종목명	매출액	증감(%)	영업이익	증감(%)	순이익	증감(%)	비고
롯데쇼핑	310,310	10%	17,341	17%	11,111	25%	연결
CJ오쇼핑	28,612	14%	2,969	15%	1,700	5%	연결
롯데하이마트	40,200	14%	2,110	14%	1,495	16%	개별
현대홈쇼핑	8,889	11%	1,646	14%	1,708	-13%	연결
GS리테일	51,093	9%	1,716	11%	1,363	15%	연결

*최근 3개월간 증권사의 예상실적 평균치
**증감(%)은 전년 대비
자료: 아이투자, WiseFn

마지막으로 관련 기업의 투자지표를 살펴보자. 지난해 3분기 연환산(최근 4개 분기 합산) 실적과 6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주식MRI' 종합 점수는 GS리테일이 25점 만점에 20점으로 가장 높았다. CJ오쇼핑은 15점, 현대홈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각각 14점을 기록했고 가장 낮은 롯데쇼핑도 12점으로 10점을 상회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재무안전성이다. 해당 기업 모두가 5점 만점에 4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수익배수(PER)는 모두 10배 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러한 점 등이 반영돼 밸류에이션 점수는 높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