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존 템플턴의 '대정화금'

템플턴 "시장이 공포에 떨 때 주식을 매입할 적기다"

존 템플턴은 '역발상 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가 템플턴 그로스 펀드를 설립하고, 개발도상국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했을 때 시장에선 매우 위험한 판단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로스 펀드는 미국 다우지수가 하락한 가운데서도 다른 펀드의 수익률을 앞질렀다.

이에 대해 템플턴은 "남들이 낙담해서 팔 때 사고, 남들이 살 때 팔아라." 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 증시가 거품경제로 고평가됐을 때 주식을 매도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피할 수 있었다.

그는 20대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지질탐사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 2차대전 발발 뉴스를 듣고 적절한 투자 타이밍으로 생각했다. 1929년 이후 미국경제를 짓누르던 불황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곧 증권회사에 전화를 걸어 1달러 이하로 거래되는 모든 종목을 100달러씩 주문해 총 1만 달러를 투자했다. 4년이 흐른 뒤 그의 종잣돈은 4만 달러로 불어났다.

존 템플턴의 선택 '대정화금'

템플턴은 주가수익배수(PER), 주가순자산배수(PBR)가 낮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종목을 선호했다. 또한 재무 안전성을 체크하기 위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2배 미만인 회사는 제외했다.

대정화금은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배수(PER)가 6.7배로 과거 5년 평균치인 10.7배보다 낮다. 또한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9배로 자본총계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고, 영업이익률은 10%로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이자보상배율은 71배에 달해 재무 안전성 기준을 통과했다.

대정화금은 일반, 분석, 진단, 특수 시험용약품(시약)을 생산하는 회사다. 시약은 기업, 병원, 학교 등의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시험용 약품으로 철강 산업부터 바이오산업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 대정화금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2만여 개의 제품을 취급한다. 비중이 가장 큰 폼목인 다이클로로메세인(Dichloromethane)의 경우도 매출 비중이 2%에 불과하다. 다이클로로메세인은 세척제, 우레탄발포제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 원재료가 하락 +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눈길'

대정화금은 지난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1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은 45억4300만원으로 30% 늘었다. 매출원가율이 78.3%로 전년 동기보다 3%p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는 원재료가 하락에 따른 것이다. 주요 원재료 아세톤(Acetone), 에틸알콜(Ethyl Alcohol 99.5%),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 등의 가격이 2012년 대비 각각 1~11% 하락했다.

대정화금은 최근 전자재료용 시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정화금은 지난해 초 대정이엠(중대형 이차전지용 전구체 생산) 지분을 88억원에 GS에너지로 전량 매각한 바 있다. 대신 시약 설비를 이전·증설하기 위해 500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투자 기간은 오는 2018년까지로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설비를 충청북도 음성군 오선산업단지로 옮긴다.

회사 측에 따르면 IT소재용 시약은 기존 화학용 시약에 비해 단가가 비싸다. 이는 매출 증대 및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고, 매출처를 IT업체까지 확장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분기보고서의 연구개발 계획을 보면, 현재 대정화금은 IT용 맞춤 용매와 반도체, LCD, OLED, 등에 쓰이는 유기 전자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11년 1.22%에서 2012년 1.24%, 2013년 3분기 1.51%로 상승했다.

회사는 언로보도를 통해 "과거엔 일본 제품 의존도가 높았지만, 안정적인 공급과 원가절감을 위해 전자재료의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국내 전자재료업체가 필요로 하는 유기물질 중간체를 개발·생산하는 게 회사의 1차 목표"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 기초 과학분야 육성에 따른 연구개발(R&D) 산업 성장 ▲ 헬스케어 산업 성장 ▲ IT 소재용 시약 진출 등으로 대정화금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올해 예상 실적은 제시하지 않았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5%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대정화금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8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80위(상위 5%)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시장평균으로 중간성장형 기업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보통으로 산업내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