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대한제당, 실적 부진해도 '큰손'은 산다...왜?

대한제당이 기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관심을 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대한제당 지분을 0.67%p 추가 매입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은 종전 9.39%에서 10.06%로 올랐다. 취득단가는 2만6000원에서 3만4000원 사이다.

이번 지분 매입은 회사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2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4억7200만원으로 39% 줄었다.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54억4900만원 흑자에서 올 3분기 5억83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설탕 제품가 인하와 사료 사업 부진 등이 맞물린 결과다. 대한제당은 설탕 제품가를 연초 4~6% 가량 내렸다. 또한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배합사료 사업부는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비싸게 매입한 원재료가 투입돼 수익성이 악화됐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배합사료의 주요 원재료인 옥수수 매입단가는 톤당 316달러로 전분기 대비 6%, 전년 대비 2%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옥수수와 더불어 제당의 원료인 설탕 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당 20~30센트에 있던 설탕 선물 가격은 올 9월 말 16센트 수준까지 하락했다. 10월 중순 20센트까지 반등키도 했지만 최근 다시 16센트로 복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T) 기준 옥수수 선물 가격은 최근 부셸당 4달러 초반대로 급락했다. 지난해 8월 부셸당 8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작년 미국에서 발생한 극심한 가뭄이 해소된 가운데 파종 확대로 옥수수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곡물 선물가격은 약 5~6개월 후 회사 원재료 매입단가에 반영된다. 따라서 내년 1분기 쯤엔 값 싼 원재료 투입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환율 약세 역시 긍정적이다. 대한제당은 설탕과 옥수수를 전량 수입해 원/달러 환율이 내려야 유리하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 하락 시 143억원의 외환손익 개선이 이뤄진다.
 
올 상반기 1150원 선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3분기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그리고 3분기 말엔 전분기 대비 5.9% 내린 1074.7원으로 마감했다. 현재는 이보다 더 하락한 1050원 선에 머물고 있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3분기 포함)을 반영한 대한제당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5.3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45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