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고영, 큰손 엇갈린 행보...왜?

인쇄검사기(SPI) 제조사 고영테크놀러지(이하 '고영')를 두고 큰손 투자자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고영 지분을 0.12%p 추가 매입했다고 전날(거래일 기준) 공시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은 종전 21.14%에서 21.26%로 소폭 올랐다. 지분 취득단가는 2만6000원~2만7000원 선이다. 이 운용사는 지난 2008년 고영 지분을 5% 확보한 이후 현재까지 지분을 늘리고 있다.

반면 외국계 투자회사인 알씨엠 아시아 퍼시픽 리미티드(RCM Asia Pacific Limited)는 고영 지분을 축소했다. 지분 0.71%p를 줄여 보유 지분율이 5.59%에서 4.88%로 내렸다. 처분단가는 2만7000원 선이다. 알씨엠 아시아 퍼시픽 리미티드는 지난 9월에도 지분 축소 공시를 낸 바 있다.

▷ AOI 성장 가능성

고영은 그간 주력 제품인 3D 인쇄검사기(SPI)로 성장해왔다. 스마트폰 등 고성능 전자제품이 등장하면서 PCB의 쓰임새가 확대됐고, 회로가 정밀해지면서 SPI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의 매출액은 2009년 269억원에서 지난해 1008억원으로 3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SPI는 전자제품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의 인쇄 불량을 검사하는 장비다. 고영의 3D SPI는 기존 제품보다 불량 검출 확률이 높아 고객사의 선호도가 높다. 고영은 3D 인쇄검사기(SPI) 분야에서 세계 1위(점유율 50%)다.



증권가는 고영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SPI에 이어 신제품인 3D 실장부품검사기(AOI) 매출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3D AOI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64억원으로 작년 한 해 매출인 114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엔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AOI는 PCB에 부품이 제대로 장착됐는 지를 확인한다. AOI의 성장이 가파른 이유는 3D 기반으로 불량 검출력이 높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기존 2D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SPI를 납품하고 있는 고객사 대부분이 AOI도 함께 이용하고 있어 시장 잠식이 더 쉽게 이뤄지고 있다.

▷ 올해 실적 부진 + 밸류에이션 부담

다만,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부진한 모습이다. 고영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12% 감소했고,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106억원으로 18% 줄었다.

주력 제품인 3D SPI의 단가 하락과 납품 지연, 자회사 손익 악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고영의 3D  SPI 내수 판매단가는 대당 6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 내렸다. 수출 단가 역시 8100만원으로 4% 하락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 법인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이 적자를 냈다. 두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0억원 수준이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과거 대비 떨어졌다. 3분기 실적을 반영한 고영의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17.6배다. 이는 최근 3년 평균치인 15.7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63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