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풍선효과..어떤이의 불행이 누군가에겐 행복?

지하의 한 식당에서 불이 났는데요, 점심시간에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매연과 탄냄새를 피해 옆 건물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해당 건물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풍선 효과'를 목격한 셈입니다.

이같은 일은 산업 세계에서도 일어납니다. 한 산업이 불황을 겪을 때 연관 산업이 수혜를 보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최근 곡물가와 부타디엔 가격 하락으로 곡물업체와 석유화학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곡물과 부타디엔을 원재료로 쓰는 음식료 기업과 타이어 회사의 실적이 개선된 것이 예가 될 수 있겠네요.

세계 경기가 좋던 시절 '자원의 블랙홀'이라 불린 중국의 엄청난 식욕에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된 이후 반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호황기 너도나도 증설에 나서며 공급능력은 확대된 반면 수요는 줄어 원자재 구입자가 '갑'이 됐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한 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을 때 반대급부로 수혜로 보는 산업을 찾는 투자법이 유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세상을 바라볼 때 어느 하나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이고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겠습니다. 풍선 한쪽이 눌리면 다른 한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듯 상대적으로 수혜를 보는 기업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산업에 따라 그 결을 잘 읽을 필요는 있습니다. 휴대폰이나 자동차 산업은 완성품 제조업체 판매량이 줄어들면 관련 업체 모두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옆 건물에 불이 났다고 주위에 모든 음식점이 대박 나는 것이 아니듯 말입니다.

어떤 분야에든 적용되는 얘기겠지만,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시각이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에서 상관관계를 살필 수 있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합니다.

만약 불황으로 실적이 나빠진 기업을 찾는다면,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혹시 연관 산업 중 수혜를 보는 기업이 있는지 찾아보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