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버핏에게 돈 맡겼더라면...

'역시 워런 버핏!'이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상황이 재현됐습니다. 버크셔헤서웨이 주가가 사상 최고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전일(현지시각) 기준 버크셔헤서웨이 A주 주가는 주당 17만3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이는 지난해 연말에 비해 30% 오른 것입니다. 5년래 최저가를 기록한 2009년 2월에 비해선 상승률이 120%에 달합니다.

문득 버핏이 회사를 인수했을 때와 비교해 주가가 얼마나 올랐나가 궁금해 졌는데요, 확인해 보니 현재 시가총액(A주와 B주 합산)은 2864억달러로 1965년 인수 당시 1800만달러에 비해 무려 1만5900배가 상승한 것입니다. 48년간 연평균 상승률은 22.3%에 이릅니다.

위 설명이 피부에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는데요, 1965년 1000만원을 버크셔헤서웨이에 투자했다면 현재 1591억원으로 불어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로 입이 떡 벌어지는 성과입니다. 다시 한 번 복리와 꾸준함의 위력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이같은 주가 상승은 버핏이 중시하는 기업가치가 꾸준히 늘어난 결과입니다. 1965년 인수 당시 2200만달러에 불과했던 버크셔헤서웨이의 주주자본(자본총계)은 지난 48년간 연평균 21% 늘어 2013년 3분기 현재 2083억달러로 불어났습니다.

흔히 주위에서 이론에만 해박하고 실제 성과는 미미한 사람들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버핏은 몸소 자신의 철학과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 점에서 진정한 대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지난 48년간 그와 함께 버크셔헤서웨이라는 눈덩이를 굴리는데 동행한 주주들이 참으로 부럽네요. 버핏이 강조하는 정직하고 훌륭한 경영진이란 버핏 자신을 말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버크셔헤서웨이의 주주로 버핏과 동업할 기회는 없었지만, 투자의 여정에서 그와 같은 존경할 만한 '스승'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합리적이고 지혜롭게 투자하는 방법을 맛보고 있으니까요.

혹자는 버핏은 투자자가 아니라 사업가이기 때문에 그의 말은 개인투자자에게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버핏이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투자를 대하는 자세와 철학을 본받아 올바른 투자를 하려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버핏은 가치투자를 믿는 투자자에게 실로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버핏이 내년이면 벌써 85세에 접어듭니다. 여전히 그 어떤 젊은이보다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가 앞으로도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