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한농화성, 영업이익률 회복 관건은?

1800여개 상장사 가운데 투자대상을 압축하는 일은 투자의 주요 과정 중 하나다. 의미 있는 기준으로 종목군을 분류한다면 우량기업을 찾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주주가 맡긴 돈을 빠르게 늘려감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군(고ROE·저PBR 종목군)에서 투자 종목을 발굴한다면, 실패의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15일 아이투자(www.itooza.com)는 지난 6년간(2008년 ~ 2013년) ROE 두 자릿수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PBR이 현재 1배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는 종목을 찾아봤다. 그 결과 한농화성이 해당 종목군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기업이 주주의 돈(=자본)을 늘려가는 속도다. 일반적으로 ROE 10% 이상을 유지하는 기업은 PBR이 1배 이상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PBR(시가총액/자본총계)이 해당 회사의 자본 가치에 매겨진 시장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의 돈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는 기업에 웃돈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 정밀화학 업체

한농화성은 1976년 설립된 정밀화학 업체다. 농약에 들어가는 유화제(서로 다른 액체들이 잘 섞이게 하는 것) 개발업체로 시작해 현재 300여 가지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제품 매출 기준)은 계면활성제 51%, 글리콜 에테르 37%, 특수산업용 유화제7%다. 

주력 제품인 계면활성제는 세제, 제지, 섬유,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한농화성은 내수 시장에서 롯데케미칼, KPX그린케미칼, 동남합성, 다우케미컬 등과 경쟁하고 있다.

글리콜 에테르는 반도체·LCD 세정제, 브레이크액, 도료, 화장품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 한농화성은  내수 시장에서 다국적기업인 다우케미컬, BP, 쉘(Shell) 등과 경쟁하고 있데, 점유율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영업이익률 2005년래 최저...왜?

최근 한농화성의 영업이익률은 4%대로 지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6%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반기 기준으로 4.4%에 머물렀다. 이는 계면활설제 사업부문 가동률이 종전 65~80%에서 40%대로 급락해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한농화성은 2010년 10월 대죽공장을 준공했고, 이에 따라 계면활성제 연간 생산능력이 2010년 4만7350톤에서 2011년 7만4000톤으로 56% 확대됐다. 하지만 계면활성제 생산량은 2010년 3만8000톤대에서 2011년과 2012년 3만3000톤 내외로 13%가량 줄었다.

한농화성과 같은 대형장치 사업자는 가동률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고정비 부담이 크게 늘어 가격 스프레드(제품 판매단가 - 원재료 매입단가) 등의 다른 요인으로 이익률 만회가 어렵다. 올해 반기 말 기준 한농화성의 유형자산은 485억원으로 자산총계의 33%를 차지한다.



다만, 올해 들어 계면활성제 부문의 가동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계면활성제 부문 가동률은 67%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4%p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원재료 매입단가보다 제품 판매단가 인하 폭이 더욱 컸음에도(가격 스프레드 축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4.2%에서 올해 4.4%로 0.2%p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원재료인 에틸렌옥사이드(EO) 매입단가는 1629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 하락했지만, 글리콜 에테르와 계면활성제 판매단가는 1542원과 2552원으로 각각 13%와 10% 하락했다.

한편, 에테르 글리콜 가동률은 지난해 상반기 95%에서 올해 상반기 101%로 6%p 상승하며, 한농화성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