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市만요] 나스닥 13년래 최고...한국의 나스닥은?

밤사이 미국에선 다우와 나스닥 양대 지수가 상승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1.26% 상승한 3706.18로 마감돼 1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시 말하면 나스닥은 13년 전인 지난 2000년 9월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00년 9월 26일 기록한 마감가 3689.10을 넘어섰다.



2001년 911테러,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 등 굵직한 사건을 겪고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이 이어지는 한 증시는 상승할 수 있음을 또 다시 입증했다. 2008년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미국 경제를 믿는다며 "바이 아메리카 Buy America"라는 칼럼을 통해 주식시장에 대한 이같은 낙관적 견해를 강력하게 피력한 바 있다.

그렇다면 10일 현재 한국의 나스닥이라 불리는 코스닥 지수는 어떤 모습일까. 코스닥은 전일 0.51% 하락한 521.11로 마감됐다. 13년 전 2000년 9월 26일 종가 815.40포인트에 한참 못미친다. 코스닥 지수는 2009년 이후 500포인트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다.



이는 기술주 및 벤처기업이 모여있는 코스닥의 체질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까지도 횡령, 배임은 물론 주주 가치를 침해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이 잇따르며 시장의 질을 낮추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난달 말 이후 분리형 BW발행을 금지시켰고, 지배구조 개선방안 마련, 퇴출제도 개편과 부실기업 정리 노력 등을 기울여 코스닥 시장 정화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가지 특징적인 부분은 나스닥과 코스닥의 사상 최고치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됐다는 것이다. 바로 지난 2000년 IT버블이 한창이던 때다. 2000년 3월 10일 나스닥 지수는 5132.52, 코스닥은 2925.50로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에 근접하기 위해선 나스닥은 전일 종가에서 약 40% 올라야 하고, 코스닥은 무려 460% 상승해야 한다. 당시 지수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알 수 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지난 2004년 1월 26일 10배 상향조정이 이뤄졌다. 당시 44에 거래되던 코스닥 지수는 440으로 변경됐다. 기존 지수 단위가 낮아 변별력이 없고, 코스피와 비교가 힘들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00년 수치는 10배 조정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81.54 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