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아이엠, 실적 대폭 개선...배경은?

아이엠이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이엠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억4500만원으로 22억9500만원으로 크게 늘었고, 자회사 손익을 반영한 순이익은 10억5700만원으로 71% 증가했다. 이는 신사업인 '오토 포커스 액추에이터'(AFA: Auto Focus Actuator)' 실적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이엠은 DVD 및 블루레이 플레이어 핵심 부품인 광픽업(OPU) 부문에서 세계 1위(점유율 35~40%) 회사다. 그러나 DVD 플레이어 시장 축소로 광픽업 수요가 빠르게 줄자 지난해 6월부터 스마트폰 카메라의 촛점을 잡아주는 AFA 사업에 뛰어들었다. AFA는 최근 스마트기기 보급 확산으로 고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아이엠은 올 1분기까지만 해도 낮은 수율과 AFA 설비구축에 따른 비용 발생, 부실재고 처리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2분기에 이러한 요인들이 일부 해소되고 제품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아이엠의 AFA는 삼성전자 스마트기기에 채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화소로 분류되는 800만·1300만 화소 카메라에 탑재된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기기 출고량이 확대될수록 아이엠의 실적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제품으로는 '갤럭시 S4', '갤럭시 노트 3' 등이 있다.

이런 가운데 고화소 비중(800만 화소 이상)은 꾸준히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는 지난해 22%였던 고화소 비중이 24%(2013년) → 27%(2014년) → 30%(2015년)로 매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300달러 이상 세계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부터 3억2000만~3억30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고화소 비중의 상승 속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성장동력 더 있다?

아이엠은 이 밖에도 피코 프로젝터(Pico Projector), ITO(산화인듐주석) 대체소재, 헬스케어 제품 등으로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특히 실적에 가장 빨리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피코 프로젝터다. 피코 프로젝터는 손 안에 들어오는 초소형 프로젝터를 말한다.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프로젝터의 결합품인 '갤럭시 빔'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엔 경쟁사인 세코닉스가 대부분의 물량을 납품했지만 향후엔 아이엠 제품도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증권가는 진단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중 갤럭시 빔의 후속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의 기술 전문 주간지 니케이 일렉트로닉스(Nikkei Electronics)에 따르면, 피코 프로젝터 시장은 지난해 760억원 규모에서 올해 1700억원, 내년 24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성과 소형화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기존 프로젝터를 대체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피코 프로젝터의 양산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고, 삼성전자의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일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햅틱빔'과 '햅틱빔 2' 등의 결합 제품을 출시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다. 갤럭시빔 또한 국내에는 출시되지도 않았다.

▷ 아이엠은 어떤 회사?

아이엠은 2006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광픽업(OPU) 전문업체다. 코스닥 시장엔 지난 2008년 7월 상장했다.최대주주인 손을재 대표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손 대표는 삼성전기의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광픽업(OPU: Optical Pick Up)이란 레이저를 이용해 음성, 화상, 문서 등을 광디스크에 기록하거나, 광디스크에 기록된 정보를 재생하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광디스크를 사용하는 DVD 플레이어에 쓰이며 각종 음향기기, PC·노트북, 게임기용 DVD에 탑재된다. 광픽업은 전기신호를 광학신호로 바꾸는 레이져 다이오드(LD), 광전직접회로, 액추에이터로 구성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이엠은 광학픽업 모듈 제품 설계에서부터 개발까지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엠은 제품 생산을 중국 동관공장에서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인건비 상승에 따라 공장을 필리핀으로 이전했다. 현재 아이엠은 중국 법인 두 곳, 홍콩 법인 한 곳, 필리핀법인 두 곳, 아이엠헬스케어 등을 주요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한편, 아이엠의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54.7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54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8%다. PER이 높은 것은 그간 실적이 부진했고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