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대붕'과 '워렌 버핏'

"참새가 '대붕'의 뜻을 어찌 알겠는가."

대붕은 중국 고전인 <<장자(莊子)>>에 나오는 상상의 새입니다. 장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위에 인용한 문구를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요. 장자에 나오는 대붕에 대한 묘사를 짧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북쪽 바다에 곤이라는 커다란 물고기가 있다. 곤의 크기는 몇천 리가 되는지 알지 못한다. 그것은 변해서 새가 되는데, 그 새의 이름이 붕이라고 한다. 붕의 등은 몇천 리인지를 알지 못하고, 붕이 날 때 그 날개가 마치 하늘에 걸린 구름과 같다."

이런 붕이 남쪽 바다로 여행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몸이 너무 거대한 나머지 태풍과 같은 큰 바람이 불어 구만리를 날아올라야 자신의 무게를 바람에 얹고 여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붕은 큰 바람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런 대붕을 보고 메추라기는 비웃습니다. 당신은 그 거대한 몸 때문에 부자유스럽지만, 자신은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고 말입니다. 과연 메추라기의 비웃음이 타당한 걸까요?

얼핏 보면 대붕보다는 메추라기가 더 자유스러워 보이는데요, 보다 큰 시각에서 보면 메추라기는 자신이 현재 머물고 있는 숲 속이 세상 전부인 줄 알고 그곳을 벗어나는 것을 상상조차 못 하고 있죠. 하지만 대붕은 자신의 이상을 위해 '때'를 기다기고 '때'가 왔을 때 태풍이라는 무시무시한 바람을 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갑니다. 좁은 새장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대붕의 큰 뜻과 결단력이 결국 진정한 자유('남쪽나라')로 그를 인도하는 것입니다.

'대붕'의 모습에서 워렌 버핏이, '메추라기'의 모습에서 루머와 '고급 정보'에 휘둘리는 '부화뇌동형' 투자자가 연상된다는 말씀을 드리려다 이야기가 다소 길어졌네요.

버핏은 운용하는 자산 규모나, 자신의 원칙에 맞는 기업을 찾는 과정에서나 모두 부화뇌동형 소액 투자자에 비해 훨씬 부자유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는 때를 기다리다 자신의 기준에 맞는 기업이 개별적인 태풍 혹은 금융위기와 같은 거시 경제의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 태풍의 거대한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날아올랐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원칙에 맞지 않으면 메추라기가 아무리 옆에서 비웃어도 미동도 하지 않았죠. 그 성과는 주식 투자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이 된 것이 증명합니다.

비록 자산 규모 면에서 우리 모두 버핏에 비하면 모두 메추라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을 행하는 태도와 자세 만큼은 '대붕'의 큰 뜻을 따를 수 있겠죠?

다시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됩니다. 이번 한 주도 의미 있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