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인포바인, 현금부자의 리스크는?

시장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포바인도 소폭 상승세다. 23일 오전 10시 44분 현재 전일 대비 1% 오른 2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포바인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개선된 실적을 냈다. 2분기 매출액은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억7700만원으로 27% 늘었고, 순이익은 31억9100만원으로 22% 증가했다.

인포바인의 실적 개선세는 휴대폰인증서 보관서비스 매출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최근 스마트기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PC, USB 대신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를 보관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용자는 앱 스토어에서 '휴대폰인증서(보관)서비스'를 내려받은 후 매월 900원만 내면 스마트폰을 통해 공인인증서를 보관·사용할 수 있다. 이는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간편성을 향상시킨다.

인포바인 사업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이익률에 있다. 휴대폰인증서 보관서비스 사업엔 원재료를 비롯해 공장, 기계 장치도 없어 제조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든다. 급여, 지급수수료 정도가 비용의 전부인 셈이다. 실제 인포바인의 영업이익률은 6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여기에 시장을 독점하면서 경쟁에 따른 단가 인하 압력도 없었다.



별다른 설비투자가 필요없이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모델 덕에 인포바인의 이익은 고스란히 현금성 자산으로 쌓이고 있다. 아이투자가 제공하는 '브이차트(V-Chart) 이익축적지수'를 보면 이익잉여금이 꾸준히 당좌자산으로 축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인포바인의 순현금은 439억원이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의 55% 규모다. 순현금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에서 총 차입금(장·단기차입금+사채+유동성장기부채)을 뺀 금액이다.

인포바인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주당배당금은 700원(2010년) → 750원(2011년) → 780원(2012년)으로 늘었으며, 시가배당률은 항상 3% 이상이었다. 만약 올해 주당배당금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현재가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은 3%다.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 밑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수준이다.



▷ 작은 시장 규모 + 경쟁사 출연 + 공인인증서 폐지 가능성은 리스크

다만, 작은 시장 규모는 아쉬운 점이다. 인포바인은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면서도 한 해 매출이 200억원 미만에 머물고 있다. 또한 공인인증서는 세계 표준이 아니라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제도라 해외 진출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경쟁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LG유플러스는 LTE 스마트폰 유심(USIM)에 공인인증서를 발급·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5월 출시했다. LG유플러스 고객은 11월 말까지 이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리스크는 공인인증서 폐지 가능성이다.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기 위해선 관련 프로그램을 PC에 따로 다운받아야 한다. 이 과정은 까다롭기만 한 게 아니라 보안상에도 문제가 있다. 사용자는 해당 프로그램이 해킹툴인지, 공인인증서 프로그램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공인인증서 폐지 논란이 일고 있다. 만약 공인인증서가 사라진다면 인포바인 사업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

▷ 인포바인은 어떤 회사?...PER 7.3배

인포바인은 휴대폰인증서 보관서비스 업체로 지난 2010년 2월 상장했다. 공모가는 3만3000원이었다. 휴대폰인증서 보관서비스란 공인인증서를 휴대폰에 보관하고, 이를 어느 PC에서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료는 현재 900원(월정액)으로 통신사가 수납하며, 인포바인은 통신사와 제휴사 수수료를 제외한 사용료의 65~70%를 매출로 인식한다. 인포바인의 서비스 브랜드는 '유비키'다. 주요 고객은 은행(매출 비중 53%), 카드사(10%), 전자지불결제(PG)사(7%) 등이다.



한편,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을 반영한 인포바인의 주가수익배수(PER)는 7.3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73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9%다. 현재 시가총액은 801억원이다.